전체 글(2614)
-
무당엄마와 비보이 아들
어느날 한 녀석이 찾아왔다.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조금은 시건방져 보였다. 그런 첫이미지는 내게 항상 그녀석을 주목하게 되었고, 녀석이 수업시간에 어떻게 하는가 자주 보게 됐다. 어느날 학과 행사날 아이들이 모여 웅성거렸다. 과동아리가 가장 활발한 학과인지라 그냥 스치려 했으나 비보이동아리 아이들이 수준높은 춤으로 학생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 속에 한 녀석이 열심히 춤에 몰입하고 있었다. 바로 상훈이였다. 항상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춤에 몰입되어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한가지 재주라도 특출나지 않으면 입학하지 못하는 학과특성상 녀석은 비보이였다. 몇일전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와 책을 냈다고 한다. '무당엄마와 비보이아들'이란다. 학부형인 상훈이의 어머니는 무속인시면서 중요..
2010.02.27 -
피해자만 양성하는 쇼트트랙 심판의 오판
여자계주 3000m 쇼트트랙 결승을 보며 아쉽다기 보다는 화가 난다. 비디오 판독을 하는 심판이 과연 설득력있게 판정을 했는지에 대한 생각도 해 본다. 기쁨을 가졌던 우리 선수들이 실망하는 눈물도 그렇고, 어설픈 기쁨으로 우승을 기뻐하는 중국선수를 보며 심판의 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껴 본다.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모든 판정의 시각이 자신이 응원하는 편에 서 있다. 이러다 보니 애매한 판정의 경우에는 심판에 대한 강한 배신감도 느끼고, 심판에 대해 심판이 아닌 인간으로도 보기 싫을 정도로 증오하기도 한다. 이런 반면, 어떻게든 이기고 나면 경기의 과정은 온데간데 없고 결과에 기뻐하는게 인간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스포츠경기장에서의 심판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의 소유자다. 이 때문..
2010.02.25 -
말레이시아 <기사중앙수련장(Hoeseback Archery Trainining Center)> 오픈하다
말레이시아에 기사전용 센터가 생겼다. 말레이시아 협회관계자가 WHAF(세계기사연맹)에 사진을 보내 왔다. 훌륭한 시설이다. 오는 4월 이곳에서 멋진 그림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사(騎射, Horseback Archery)가 경기화된 것은 한국이 중심이 되었다. 코리안스타일로 알려진 우리의 조선무과시험 복원프로그램을 활용한 경기는 30여개개국 이 공통으로 사용되는 정식종목이 되었다. 서아시아는 이란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는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이들은 세계본부가 있는 속초영랑호 화랑도체험장에 와 전문적인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이다. 최근 말레이시아는 무술과 관련된 축제를 국가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충주무술축제가 지자체의 이해관계로 시들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말레이시아는 국왕이 직..
2010.02.25 -
경기도문화재 심사과정의 황당한 일
경기도가 무예24기를 무형문화재 지정을 심사하고 있다고 한다. 무형문화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문화행정의 문제점으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화성관광상품으로 등장했던 것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는 것에 대해 무예계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지역연고를 무시하고, 전승체계를 무시한채 한 단체에서 파생된 단체가 지정된다면 앞으로 무술단체들의 난무처럼 무예관련 무형문화재도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문화재 지정을 위한 해당단체 구성원들의 노력은 인정할만 하다. 다른 단체들이 하지 못했던 노력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재 지정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문화재지정을 통해 무엇을 할려고 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전통무예단체 기초조사에서 24기보존회는 빠져 있다. 그 이유는 체육..
2010.02.24 -
선암사의 화장실은 무섭다. 그러나.
선암사 화장실 내부엔 이런 글이 써있다. "대소변을 미련없이 버리듯, 번뇌 망상도 미련없이 버리자." 대소변을 누듯 망집의 욕망도 훌훌 우리 몸 밖으로 내던질 수 있다면... 김훈 에세이 『자전거 여행』에서
2010.02.23 -
새벽을 여는 사람들
고 박봉성화백의 작품인 '새벽을 여는 사람들'(1995 완결)은 만화를 좋아하지 않은 나도 전체 16권을 읽게 만든 만화다. 빈털터리의 몸으로 자갈치 시장에 흘러든 주인공은 시장의 온갖 일을 하면서 어판장의 생리를 알게 되고 경매인으로 성장한다. 그 과정에 투기꾼들이 생선을 독점하기 시작하고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한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투기꾼들의 횡포에 대항해서 치밀한 작전을 꾸미고 어판장이 투기꾼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을 막는다는 줄거리로 당시 내게 즐거움을 준 기업만화였다. 두번정도 읽은 것으로 기억되는데, 인내력이 없는 내게 흥미를 불어 넣어주었다.
2010.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