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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심(残心)
“검으로 일격을 가한 후 반격에 대비하라. ” “활을 쏘고 난 뒤 바로 다음의 반응에 대비하라.” 그런데, “차 그릇을 만졌다가 놓을 때에는 그리운 사람과 이별하는 심정으로 하라” 검도와 궁도, 다도(茶道)에서 잔심(残心)을 해석해 놓은 말이다. 검도와 궁도에서는 어떠한 상태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처하는 마음가짐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이다. 특히 검도는 경기규칙에도 잔심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다도(茶道)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세심한 행동을 하라는 이야기다. 잔심은 스스로 깨닫는 지혜를 몸에 베이게 만드는 학습법이다. 잔심은 ‘미련’이나 ‘아쉬움’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 일본무도를 알아야 우리 무예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 무예의 생활문화..
2024.04.21 -
소통한다고 자신하면 불통을 의미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 다른 사람이 일치에 도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은 소통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통이 더 어울린다. 그런데 왜 소통을 이야기할까? 소통은 과정의 행위 현상이다. 그냥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변하는 과정이지, 목표지점에 도달해 멈추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다. “소통한다.”고 자신하는 것은 문제다. 그 확신은 이미 불통을 의미한다. 소통에 있어 장애는 개인의 차이, 집단의 문제, 그리고 사회와 제도적 문제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불통’의 화신들로 유명하다. 민주주의를 잘 하는 것이 소통을 가능케 하는 것이지, 소통을 강조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집단 ..
2024.04.20 -
우리 검법, 본국검의 과제
개인적으로 “ 본국검의 ‘新劍’은 조선이 본국검을 창안한 것으로 신라검이 아니라, 새로운 검법이다.” 라는 주장을 해왔는데, 이에 대해 일부 반론도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하나는, ‘新劍’은 신라검이라고 주장한다. 에 신라 황창랑의 설화를 언급한 것 이외에는 본국검이 신라검이라는 이야기는 없는데도 신라검이라는 주장이 무예계를 지배하고 있다. 오히려 신라 황창랑을 운운하려면 검무에서 그 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다른 하나는, 에서 예도가 '본국검예'라고 한 것을 두고 일부 무예인들은 의 본국검과 연관 짓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의 내용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예도는 본국검예다.” 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예도는 에서 의 조선세법을 다룬 것과 유사한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에서는 본국검과 예도의..
2024.04.18 -
일제강점기, 하세가와(長谷川) 지명은 조선총독 이름
서울시청 맞은편 한화빌딩에서 한국은행 방향의 도로가 소공로(小公路)이며, 그 좌우 일대를 소공동이라 한다. 소공로의 일제강점기 이름은 장곡천(長谷川, 하세가와)로 하세가와 제2대 조선총독의 이름을 차용한 것이다.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는 스오(현 야마구치현 동부지역) 이와쿠니 번사 하세가와 도지로(長谷川藤次郞)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검술사범인 부친에게 검도를 배웠다. 하세가와는 1904년 육군대장으로 진급해 같은해 9월 조선주둔 일본군사령관으로 임명되어 대한제국을 식민지로 만든 인물이다. 1916년 제2대 조선총독으로 다시 한반도를 건너와 3.1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인물이기도 하다. 일제는 그의 공을 기리기 위해 대한제국의 도시개조사업의 핵심도로 이름으로 하세가와를 사용했다. 이 지역은 해방 이..
2024.04.18 -
장충체육관은 한국무예의 상징
장충체육관은 무예와 격투기의 상징이다. 프로레슬링, 민속씨름시대를 열었고, 88서울올림픽에서는 태권도와 유도경기장으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농구도, 배구도, 탁구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장충동은 과거 십팔기와 활터, 그리고 무과시험장, 훈련원 터의 일부이기도 했기에 옛부터 무예터다. 1955년 개관한 육군체육관은 당시 노천체육관으로 대한민국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체육관이었다. 이후 1959년 서울시가 운영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경기장으로 개보수하였는데 1963년 국내 설계로 지은 대한민국 최초 돔 경기장으로 개장하였다. 국내 최초의 돔형 실내체육관이다. 당시 서울시가 기록한 장충체육관의 공사현장에 천장공사가 진행중인 사진이다.
2024.04.18 -
한강괴물 사라진다. 철거가 상책인가?
‘한강 괴물‘이 철거된단다. 한강공원에 있는 공공미술 작품이다. ‘한강 괴물‘은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속의 괴물을 표현한 작품으로, 제작에 1억 8000만 원이 들었다. 영화가 개봉된 지 8년 뒤인 2014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지시로 만들어졌다. 흉물이라 서울시가 철거한단다. 과연 그럴까? 어째 단체장만 바뀌면 흔적없애기에 혈안인지 모르겠다. 오시장은 한때 남산 르네상스를 한다며, 유서깊은 활터인 석호정을 철거하려 했던적도 있었다. 없애는건만이 상책은 아니다. 하나하나의 흔적은 역사다. 한강괴물이 한때는 공공미술작품이었다가, 이제는 흉물이라며 철거하는 모양새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