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도의 정체성 찾자 2005

2010. 1. 21. 11:44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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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2005/08/07) ㅣ 추천수:16

국내 무도, 기술-역사-개념적 정체성 확보 실패

해방이전과 이후 한국계 무도의 국제적 진출과 성장은 사실 눈부신 속도로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한국계 무도의 국제적 성공은 먼저 한국인 지도자들의 노력과 능력 및 투지에 가장 크게 힘입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다리와 발을 이용하는 차기 기술과 겨루기 중심으로 발달된 태권도와 같은 기술적 특성이 국제무도시장의 취향에 적합했다는 점과 경기화를 중심으로 국제화를 추진한 점, 그리고 조직의 체계화와 단일화에 성공했다는 점 등이 그 밖의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파악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과 그 성공을 밑받침 한 많은 긍정적 요소들이 있었던 반면, 한국무도의 국제적인 성장을 제한하는 적지 않은 부정적, 한계적 요인들도 공존하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다수의 한국 무도들은 자기들의 고유한 정체성(identity), 즉 기술적, 역사적, 개념적 정체성의 확보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명칭의 합기도는 일본계통의 ‘Aikido’에 그리고 검도는 ‘Kendo’에, 유도는 ‘Judo’에 한 지류나 아류의 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한계요인은 철학의 부재다. 구미 무도계를 지배하고 있는 이론들은 대부분이 일본무도 이론이며, 그의 일부는 중국무술이론으로서 한국무도의 철학과 이론을 알릴 수 있는 책이나 논문 등 근거체계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론적 바탕의 부재는 국제 무도시장에서 한국무도의 위상은 근본적으로 뿌리가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으며, 한국무도의 세계화가 단지 한국인 사범들의 일시적 경제적 성공 외에 장기적 발전토대의 마련과 문화적, 사상적 중심의 확보에 철저하게 실패 하고 있음은 잠재적인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잉태하고 있다.

다음의 문제점은 국외적 발전과 국내적 인식의 괴리다. 해외에서 무도의 성공은 우리 문화의 외교, 그리고 최소한 자부심이라는 측면에서라도 엄청난 성취를 거두고 있으며, 이러한 성취는 가끔 국내에서도 그 의의가 조명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국내에서 무도의 가치성이나 그 의미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다. 이 국내.외적 이원성은 무도의 수련 자체에서도 나타난다. 국내에서의 무도 수련과 해외에서의 무도의 수련 그 자체의 내용도 근본적으로 이질적이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이원성은 우리 무도의 국제화의 앞날에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무도종목을 특성화하고 무도교육을 통해 대학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단체의 권위적 입장과 수련체계의 혼란은 아직 학문으로서 접근하는데 있어 많은 장애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많은 무도단체들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중반부터다. 대표적으로 검도의 경우 유사단체의 난립이라는 갈등에도 불구하고 100여개의 단체에 200만명의 수련층을 구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련기간이 짧고 다변화된 현상을 보이는 과정에서 무도의 정체성은 흔들리고 있다.
한국의 무도는 상당부분이 일본이나 중국무술의 유입으로 인해 근대이후 발달해 오고 있으며, 한국의 전통적인 무예에 있어서는 그 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동안 무도자체가 일본적이거나, 권위주의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일본의 주군에 대한 충성, 그리고 경찰과 군중심의 무도에서 해방이후 학교체육이나 스포츠로서 전환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단체간의 우월성이나 상업화에 물들여진 무도계가 완전한 일본이나 중국의 형태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고, 경기진행방식에 있어 아직 서구 스포츠종목에 비해 빈약한 실정이다. 이것은 무도인들 스스로가 무도를 지키지 못하고 있고 ‘자기화’를 이루지 못한데 있다.

수많은 무도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신생무도단체들이 아류가 아닌 주류로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끊임없는 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적 무도의 철학적 토대마련, 유사무도단체들의 조직적인 통합구조 마련, 전통적인 무예의 문화적 보존과 육성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대중화를 위한 수련체계의 정립이 필요할 때다.

끝으로 국내 무도의 문제는 근원적인 과제에 있다. 그것은 무도를 올바로 이해하고 개혁을 위해서는 문제 해결을 통한 방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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