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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종속위험, 기성세대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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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신민체조, 좌측은 맨손체조-우측은 여학생들의 목검체조(1938-1945) |
| 권 감독은 반성에 앞서 문화적 종속에 대해 무예인들이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무예인들이 들으면 기분이 나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우리 무예인들은 대부분이 일본무사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예뿐만이 아닙니다. 문화적 종속은 정치나 경제적인 종속보다 자주의지에 대한 구속력이 강합니다. 지금 학계나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 등 각 분야의 지도층들은 일본식 교육이나 제도에서 자라온 세대들입니다. 이런 세대들에게 교육을 받고 자란 다음 세대는 자신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일본 시스템에 젖어 있습니다. 물론 무예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가 잠시 잊고 사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일제말기인 1938년부터 해방이전까지 일본은 여학생들에게까지 목검을 들고 황국신민체조(사진)를 하게 했다. 이 체조는 집단체조의 성격으로 목검을 들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에게까지 천황에 대한 숭배와 전쟁준비를 하게 했다. 황국신민체조는 해방이후에도 집단체조나 도수체조 형태로 지속되었다. 심지어 국민체조에 이르기까지 이 모습을 연장시켰다. 이것은 체조뿐만 아니라 교련, 그리고 각종 무도교육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같이 민족주의가 강한 사회에서는 문화적 종속에 대한 위험도가 높다고 한다. 우리 무예계에서 나타나는 역사왜곡은 과거에 대한 감상과 복고적인 행수다. 역사를 왜곡하거나 민족과 인종에 대한 집착한다면 민족의식 또는 무예정신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기성세대들의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일본무사도가 얼마나 우리 사회에 젖어 있는지는 80년대 후반 민주화 운동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수많은 열사들이 자신의 몸을 던지며 개혁과 민주주의를 외쳐 우리 정치와 사회의 변화를 가져왔지만, 극단적인 수단으로 몸을 던진 희생은 일본 무사도 정신과 다를 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에 물들여진 기성세대이 일본의 무사도정신으로 맞장구를 쳐야 이해가 되었던 시대적인 아픔입니다. 이것은 일제시대의 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답습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들의 방법들이었습니다. 결국 젊은 세대들의 희생이 있기 전에 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예계에서도 젊은 세대들이 나서서 민족무예나 전통무예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통무예사상를 올바로 찾아주는 것은 기성세대가 해 주어야 할 의무이자 사명입니다"
이러한 권 감독의 이야기는 우리 무예계의 기성세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젊은 세대들도 무작정 기성세대에 대한 ‘뒤엎기식’ 논리보다, 기성세대를 이해하고 함께 고민해야 하는 공존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무예단체들이 많은 고민하는 모습은 권력의 다툼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것은 무예계뿐만이 아니라 사회전반에서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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