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는 역문화종속을 이룬 문화
과거 제국주의가 정치, 군사적 지배에 의한 것이라면, 현대적 의미의 제국주의는 경제, 문화면에서 간접적인 지배 형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는 모든 분야가 서구 문화에 의해 잠식당했고, 한국 고유의 것은 박물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기현상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무예는 민족적 주체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오히려 대외 침투의 역할을 수행하며 ‘역 문화종속’을 이룬 유일한 한국문화가 되고 있다. 특히 태권도, 합기도, 기사(騎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부 무예인들은 무예를 서양의 문화 공격에 대한 대항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근대화와 스포츠화를 통하여 지역적 현상의 한계성을 벗어난 보편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라는 이해부족 때문이다. 또 전통무예가 스포츠화된 것은 동양의 전통적 사상과 문화가 점차 서구화가 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우선 스포츠라는 현상을 서구 사회의 문화적 현상으로 볼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전통 사회에서 각저와 수박희는 삼국시대부터 ‘희(戱)’로서 오락이나 민속놀이의 성격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 맞서 승부를 겨룬다는 점에서 현대 스포츠와 아무런 거리감이 없다.
동일한 맥락에서 일본의 전통 무도인 검술과 유술의 ‘술(術)에서 도(道)의 변화 과정’을 볼때, 무도의 존재 이유가 ‘병술에서 스포츠로’변천되는 보편적 과정으로 해석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경기적인 스포츠가 되면서 기술의 깊은 구조를 발견하게 되고 무예의 근대화가 이루어진 긍정적인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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