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 홍동백서는 없다

2023. 10. 1. 06:20In Life/世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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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엉터리 차례상이었다. 홍동백서나 조율이시와 같은 표현은 우리나라 어떤 예서에도 나오지 않는데도, 이를 마치 대단한 지식인냥 제사나 차례 때마다 나서서 읊는  이들이 있다.

상 다리 부서지도록 차례상을 차려야 잘 나가는 집안이 되는 줄 알았나 보다. 이것이 가가호호 옮겨져 당연시 된 모양이다.

제사든 차례든 풍성함을 강조한 데에는 손님들에게 베풀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추모의 시간을 제외하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잔치였을 것이고, 그들의 밥상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가문의 자존심이 더해, 상 다리가 부러지지 않았을까?

우리집 며느리들도 간단히 해야 한다며 늘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닥치면 풍성한 상을 차려 놓는다. 어쩌면 상차림은 남자들의 마음이 아닌 여성들의 마음이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닐른지.

제사든 차례든 돌아가신분들의 추모와 산 자들의 만남의 시간이다. 가족과 형제를 모이게 하는 시간이며, 풍성한 차례상은 풍성한 잔치상이 된다.

치킨, 피자, 마카롱, 롤케잌이라고 차례상에 올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식생활이 바뀌었어도 계절 음식과 전통음식도 함께하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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