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체육교사의 레슬링 사랑
지난 6월 24일 강원도 고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7회 문체부장관배 전국레슬링대회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레슬링꿈나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중 대회에 참가한 용동중학교(교장 안종옥, 경기도 용인소재)는 관계자들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았다. 단 2명의 선수만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용동중학교는 용인지역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사립학교로 유명하다. 이런 학교에 레슬링 우수선수들이 있다는 것에 협회는 물론 체육계에서도 의아해했다.
이런 결과의 뒤에는 한 감독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자신의 차를 몰고 두 명의 선수를 데리고 대회에 참가했다. 학교에서는 체육교사지만 대회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감독. 그가 바로 용동중학교의 체육교사이자 레슬링 부를 담당하고 있는 임규홍 감독(42)이다. 임 감독은 2002년 용동중학교에 부임했다. 선수출신으로 대학에서도 레슬링을 전공했다. 이후 교육학석사와 교육학박사를 취득한 레슬링계의 엘리트다. 또 틈틈이 태권도를 수련하며 태권도사범자격증까지 취득했으며 지도자생활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 그가 학교부임 이후 교내에 레슬링부를 창단한 것이다.
임 감독은 청소년에게 레슬링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고 말한다. 레슬링부를 창단한 것도 이런 그의 애착이 만들어낸 것이다. 임 감독은 “평생 레슬링과 함께 살아가겠지만, 레슬링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힘들다는 선입견보다는 인류가 가장 먼저 상대와 경쟁하던 맨손무술이었고, 지금도 역사가 가장 오래된 종목으로 세계인이 사랑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말에서 체육교사라는 직업에서 벗어난 레슬링지도자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레슬링이 올핌픽 때마다 메달을 획득하는 효자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들은 하나 같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임 감독도 마찬가지다. “레슬링 그저 힘든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대표선수들의 노력이 언론에서 성취감과 운동미를 강조하기 보다는 힘든 과정만을 비추고 있고, 레슬링의 운동효과에 대해서는 언급되질 않고 있다”며 “물론 레슬링은 힘든 운동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힘든 것은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다. 유럽의 명문사립학교에서는 레슬링을 정규교과에 적용할 만큼 운동효과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때문에 임 감독은 처음부터 선수육성에 집중하는 지도자의 인식부터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성장기에는 즐기는 레슬링에서 훗날 엘리트 선수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프로그램운영과 이를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의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운동할 때 승부에만 집착해 무조건 이기는 게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에게는 누구나 즐기고 참여하는 레슬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런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꿈나무를 육성하고, 그들 중에 큰 재목을 엘리트선수로 육성하는 단계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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