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수련에서 禪을 모르면 잡검(雜劍)이 된다?

2024. 9. 7. 11:57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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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울컵대회 심판장을 맡은 김춘경 교수님

왜 검도(Kendo)가 높이 평가 받을까? 여기에는 수련자가 경험하는 매력이다.

수련을 하면 할수록 빠져 드는 그 무엇, 나와 상대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공부하게 하고 이를 일반 생활에 까지 연계되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禪(zen)이 검술에 적용된 모양새다. 劍과 禪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나라나 지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언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를 종합적으로 접목해 낸 현대 스포츠가 일본의 검도다. 그래서 검도를 '움직이는 禪(動禪)'이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학시절 우리를 지도했던 김춘경 교수님은 "검도와 선(禪)이 한 길이라는 말(劍禪一如)이 있듯이 검도는 수련 자체가 움직이는 선(動禪)이다. 몸의 단련으로 '깨달음'의 길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시합을 위한 잡술보다는 기본기를 아주 강조했다. 스스로 깨닫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는 없다는 이야기도 자주 하셨다. 

 

대한검도회를 설립한 서정학선생님이 검도9단으로서 한국검도가 가야 할 길을 '劍禪道'라고 말씀하신 이유도 검도와 禪에 있어 그 관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고단자, 그것도 9단이라는 솔직함을 검도계 일부에서는 조직적으로 거부하며, 오히려 대한검도회 창립을 주도했고 국제검도연맹 설립을 제안해 부회장을 맡고 있던 9단 선생이 1997년 대한검도회를 탈퇴하는 일이 벌어졌었다. 그 후 검도와 禪 이야기는 들어갔다. 오로지 검도경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 국내에 9단이 없는 이유가 일본 따라하기라는 비판적 해석도 있지만  어쩌면 지금 우리 검도가 禪을 잃어버린 결과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MZ세대들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 종목임에도 검도계에서는 그 매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치 일본정신함양이라는 일본식 검도만을 고집하는 잡검(雜劍) 철학에 빠져서는 안된다.  잡검 철학에 빠지면 영원한 검도하수를 자처하는 것이다.  잡검 철학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수련일지를 쓰라 했다. 그것이 공부였던거다. 수련일지를 쓰지 않는 이가 고단자가 된다는 것은 어플 없는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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