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에 기사(騎射, horseback archery)가 등장한 이유는?
2024. 9. 6. 06:25ㆍ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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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세계인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스포츠는 있을까? 고대 올림피아드를 이야기하고 지금의 올림픽까지 서구스포츠는 역사와 문화를 접목한 스포츠의 변신으로 그들의 종목들로 독식한 올림픽세계를 만들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우리나라에서 만든 스포츠는 태권도만이 개최지라는 이유로 시범종목으로 치러졌다. 당시 올림픽을 기념해 한국조폐공사에서는 다양한 기념주화를 만들어 판매했다. 올림픽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판매했으니 이 수익도 만만치 않았을거다. 사진은 기사(騎射, horseback archery)가 들어간 기념 주화다. 오륜기와 함께 기사 장면이 있는 주화는 최초의 것이다. 88의 흔적엔 우리 전통무예도 함께 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역사에서 내세울 수 있는 당당한 신체문화를 스포츠화하면 세계와 함께 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자신들의 전통스포츠를 현대스포츠에 맞게 변신 시키고 있다. 우리도 맨손무예로 태권도를 만들어냈지만, 이 보다 더 많은 문화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계를 장착하지 않은 활쏘기,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기사, 수 많은 검법과 검술, 그리고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씨름과 택견 등이 그리스 유적의 그림보다 더 현대 스포츠에 걸 맞는 훌륭한 것들이 많다.
이 주화의 기사장면은 외국인들에게는 놀랍고 신비한 주화다. 서울올림픽 개최지 한국이라는 곳에서 고대에 이러한 기사스포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정작 한국인들은 이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당장 올림픽에 있는 서구스포츠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스포츠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에는 결과중심의 스포츠에 매달린 한국체육정책의 문제에 있었다. 올림픽 개최 도시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전통스포츠에 대해 알리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당시 태권도 수장을 맡았고 한국 체육의 막강한 힘을 가진 김운용씨는 오로지 태권도만을 알리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기념주화에 이 기사 장면을 넣은 것은 대단한 일이다. 지금 이 기사는 태권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급된 스포츠다. 한국의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가 시작해 지금 세계대회만 10개가 넘는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전통무예와 전통스포츠의 진흥 정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는 적극적이었으나, 전두환과 노태우정부는 올림픽에 집중했고, 김영삼은 스포츠정책을 저하시켰고, 이명박 정부는 4대강에 주력하였다. 그리고 지금의 윤석열정부는 체육과 정부부처 간의 갈등이 고조되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통무예와 전통스포츠가 정치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고, 정부부처에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데 있다.
최근 전통무예진흥 기본계획이 수행되고 있다고 한다. 기본계획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2009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시점에 아직도 몇몇 관계자들만 모여 전문가 회의라고 하고 있고, 특정 연구진들의 잣대에 좌지우지 될까 우려된다. 그동안 쓴 소리를 하는 이들은 아예 초대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현장을 무시한 기본계획이 되어서도 안된다. 현장을 모르고 책상에 앉아 콩놔라 밭놔라 하는 식의 계획은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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