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0. 15:47ㆍReport/Martial Arts
북한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태권도를 단독으로 신청했다는 뉴스가 국내 통신사와 더불어 영자뉴스로 어제 보도되었다.
언급하지 않으려다, 언론에도 나왔으니, 아니 언론도 허우적대고 있으니 조금 언급해 보려 한다.
북한이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위해 진행 중인 태권도의 내용은 "DPRK의 전통무예(traditional martial arts)"다.
씨름은 남북이 "traditional Korean wrestling"이었고, 택견은 남한에서 "traditional Korean martial art"였다. 그러나 김장과 아리랑은 북한에서 "~ in the DPRK"라 했고 우리는 "~in the Republic of Korea"라 했다.
북한이 단독 신청한 것에 대해 태권도계는 아직 정보 입수도 못하고 있는 듯하다. 북한이 단독으로 신청할 거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못했다"가 정답이다. 태권도 등재에 대해 국내 태권도계에서는 등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일부는 뜬구름 잡기라 이야기하곤 했다. 또 올림픽종목인데 무슨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이냐며 올림픽 우월주의에 빠져 있었다.
북한이 무예도보통지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난 뒤, 어리숙한 내용으로 등재시켰다고 북한을 비아냥거렸다. 기록유산에 대해 생각도 못한 이들이 말이다. 북한이 무예도보통지의 기록유산 등재 근거에 태권도 내용이 몇 글자가 있다. 왜 넣었을까? 그리고 지금 북한이 태권도를 "~ in the DPRK"로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제 태권도는 태권도인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등재는 요란하게 신청을 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요란해질 필요가 있게 되었다. 씨름이 그랬다. 우린 늘 뒷 북이다. 뒷 북이라도 제대로 잘 쳐야 한다. 우선 태권도인들이 정신 차리길 바란다. 뒷 북에 먹을 것 없나? 하며 침만 흘리는 이들이 없길 바란다. 일 할때는 없던 사람들이 밥 먹을때는 많다면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
무형유산에 대해 조금 안다는 사람들은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 위원 국가들이 북한보다 우리나라와 친하다며, 북한이 신청했어도 등재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남들이 잘 되면 파투라도 내야 한다는 못된 심보다.
그러나 분명한 건 북한이 먼저 신청을 했다는 것은 국내 태권도로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국내에서도 부랴부랴 우리 대학생들이 거리홍보로 나서며 홍보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씨름도 그랬다. 북한이 신청하자 국회가 나섰고 진행과정에서 씨름은 국가무형문화재가 되기도 했다. 김장문화는 2013년 우리가, 북한이 2015년에 등재했다.
국내 태권도인들은 명분이 생겼다. 그리고 머뭇거리던 정부나 행정부처도 명분이 생겼다. 이제 신청절차를 바로 진행할 때다.그러나 우리처럼 등재된 무형유산이 많은 국가들은 2년에 1개만 신청이 가능하다. 이미 한지와 인삼을 등재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에서 무형유산 후보군들이 30여개는 넘는다. 30개면 60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다른 국가무형유산들이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태권도가 새치기를 하는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미 한지와 인삼 등재 절차가 진행중인 만큼 지금 준비하더라도 최소 5년이상은 걸릴듯 하다. 북한은 2026년 등재목표다.
공동등재는 매년 신청이 가능했다. 씨름과 같이 북한이 먼저 등재를 하고 후에 남한이 신청을 해 조율했던 상황을 기대할 수 있을까? 공동등재 명분도 우리가 신청을 해야 유네스코에서도 조율이 가능해진다.
국가유산청은 인류무형유산에 먼저 등재되거나 먼저 등재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배타적 독점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도 설명자료로 내놓았다. 김장문화도 그랬고 아리랑도 그랬다는 이야기다. 남북이 별도로 등재만이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김장문화와 아리랑과 같이 태권도가 북한과 남한이 별도로 등재된다면, 태권도는 또 남북으로 갈라진다.
* 북한태권도는 ITF영향을 받았고 ITF태권도를 유지하고 있다. ITF태권도가 북한태권도는 아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신청한 태권도는 북한태권도다. 그들은 무예도보통지의 권법의 영향을 받아 지금 북한의 태권도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https://www.koreatimes.co.kr/www/sports/2024/08/600_3803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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