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도(Kendo)는 검도( Kumdo)로 세계화를 할 때다
2024. 7. 8. 21:21ㆍ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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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세계검도선수권대회가 개최됐다. 세계검도선수권대회(World Kendo Championship)는 국제검도연맹(FIK, International Kendo Federation) 주최의 유일한 국제대회다.
FIK대회 운영 수준은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고는 국제스포츠종목의 세계선수권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것이 많다. FIK는 국제연맹으로 보기에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다. 대부분의 국가 회장들이 일본인들이고, 각 NOC(국가올림픽위원회)에서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하는 국가가 소수에 불과하다. FIK는 재정적으로도 빈약하다. 각 국의 검도가 활발하게 보급되고 국제대회가 많아야 국제연맹의 재정이 뒷받침이 될텐데, 전일본검도연맹에 새살이를 하고 있는 처지다. 공식홈페이지도 활동이 적으니 허접하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
홈페이지에는 검도이외에 이아이도(居合道)와 조도(杖道, 지팡이술)가 포함되어 있다. 전일본검도연맹에 있는 내용이 그대로 국제연맹에 포함되어 있다. 국제연맹에서 이아이도와 조도는 어떤 역할일까? 한국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종목이다. 그러나 FIK의 승단심사는 검도이외에도 이아이도와 조도를 실시하고 있다. 13세이상이면 초단에 응시할 수 있다. 심지어 FIK지원으로 유럽검도연맹이 주최하는 유럽조도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다. 벌써 21회나 개최해 왔다. 전일본검도연맹의 프로그램을 유럽연맹에서 FIK의 지원으로 개최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아시아연맹의 설립이 필요하고 아시안게임 종목채택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연맹을 설립은커녕 대회도 동남아 국가들이 아세안검도대회를 12회까지 개최해 오고 있다. 미주지역은 북미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검도세미나가 이루어지고 있고 남미의 경우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세미나와 교류대회를 개최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각 국가에서 활발하게 보급을 시도해도 지역별 고단자(검도승단심사 가능 고단자)의 통제 때문에 각 국이 활성화하는데 문제가 많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기대회를 활성화하자고 하지만, 친일본 연맹관계자들과 사범들은 검도의 국제화나 스포츠화에 대해 달가워 하지 않는다.
FIK가 전일본검도연맹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국제스포츠기구로서 당당한 독립체가 될 수 있다.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검도는 국제스포츠로 발전할 수 없다. 많은 종목들이 종주국 국가연맹을 극복해 내면서 세계화를 이루었다. 대한태권도협회를 이겨낸 세계태권도(WT)와 전일본유도연맹을 이겨낸 국제유도연맹(IJF)이 세계화와 올림픽 스포츠로서의 역할을 해온데서 알 수 있다.
검도는 SportAccord(전, GAISF)에 가입되어 있다. SportAccord는 AIMS(독립종목)-ARISF(IOC인정종목)-ASOIF(하계올림픽종목), WOF(동계올림픽)와 같은 종목특성별 연합회로 구성되어 있다. 검도의 지위는 AIMS(독립종목단체연합회)종목이다. 그러나 과연 AIMS종목으로서 적합한 종목인가 라는 의구심이 든다. 또한 FIK가 AIMS에 머물지 않고 그 다음 단계인 ARISF로 가는 법을 고민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그럴 생각이 없다면 Kendo는 SportAccord에 알박기를 한 것에 불과하다.
엉터리 판정이 난무했던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의 모습은 FIK의 무능을 보여준 것이다. 예를들어 김관수와 기무라의 경기에서 머리를 맞지 않았음에도 심판 2명은 기무라의 유효타격을 선언했다. 한일전의 경우 유독 오판이 많다. 일본 고단자들의 눈치를 보고 판정을 보거나, 심판자격에 있어 미달인 자이거나, 일본인들이 국적만 다른 국가로 나와 심판을 보는 경우로 보기에는 국제스포츠답지 않다.
한일전에 대한 격렬한 신경전과 더불어 심판들의 공정성 시비가 끊이질 않는다. 문제는 경기발전을 위한 고민보다는 검도 주류들인 일본검도 지키기로 보인다는 점이다. SportAccord의 종목인데도 국제경기에서 그것도 유일한 세계선수권에서 국제연맹으로서의 능력에 한계를 보이는 요인중 하나다.
FIK가 검도를 국제스포츠로 만드는데 일본의 눈치를 본다 하더라도, 다른 국가들이 주도하는데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가라테를 뛰어 넘는 태권도를 만들어낸 한국이라면, 검도도 켄도(Kendo)를 뛰어 넘는 검도(Kumdo)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국이 검도의 세계화를 나선다면 일본과는 다른 눈부신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 국제스포츠 네트워크에 강한 나라다. 다양한 종목에서 국제적인 지위와 활동에 성공했다. 종주국 종목인 태권도와 e스포츠의 세계화에 성공한 종목들과, 세계무예교육센터인 국제무예센터(ICM), 무예의 무형유산협의체를 가지고 있는 세계무술연맹(WoMAU), 국제종합무예경기대회를 관장하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등 무예관련 유네스코상임자문기구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검도에 있어서는 검도경기운영시스템과 경기분석시스템, 그리고 중계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실행이 가능한 시스템이 개발되어 있다. 또한 교육된 경기운영과 행사관리 인력 등이 충만하다.
한국 검도인들이 검도의 세계화를 주도한다면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 검도인들이 세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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