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27. 16:53ㆍReport/Martial Arts
무도사를 접하다보면 '격기(格技)'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에도 우리에게도 없던 용어로 일본에서 태평장 전쟁이후 만들어진 용어다.
'격기格技'를 일본의 사전에 찾아보면, "2명이 상대하여 치거나 때리거나 잡거나 차는 등의 기술로 서로의 우열을 가리는 겨루기경기를 총칭해 사용하는 용어다. 여기에는 유도, 카라테, 스모, 아이키도, 레슬링과 같은 맨손 유형의 격기와 검도, 펜싱, 나기나다 등과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격기로 구분된다."고 말하고 있다.
격기라는 이름은 일본이 만든 신종어다. 태평양전쟁이후 미군정하에서 각 학교에서는 무도교육 금지령이 내려지고, 요(撓)경기와 같은 신종스포츠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요경기는 1945년 패전과 함께 연합군지령(비군사화 정책)에 의해 검도가 금지되고 대일본무덕회가 해산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1950년 전일본검도연맹이 결성되지만 검도라는 명칭이 인정되지 않자 전일본요경기연맹으로 개칭해 무도의 색을 불식한 스포츠로 고안된 것이다.
그 후 1952년 검도가 해금되면서 1953년 중학교 학습지도요령에 유도, 검도, 스모 등의 공통명칭을 무도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격기(格技)’라는 말을 만들어 정규과목 수업에 적용하였다. 수련장소의 명칭도 ‘격기장’이라 불렀고, 일본의 지방도시의 체육관 등에는 ‘격기공간’이라는 이름도 사용되었다. 이 명칭에 대해서는 1989년 신학습지도요령에 ‘무도’라는 이름으로 전환되었다. 일본 교과서에서 ‘격기’에서 ‘무도’라는 이름으로 전환된 것은 30년이 된 셈이다.
현재 용인대학교는 격기학과가 격기지도학과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어 개설되어 있다. 70년대 격기라는 용어를 그대로 차용해 학과개설을 한 것이다. 이 명칭에 대해 80년대말과 90년대초 재학생들은 명칭 변경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그 명칭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사용되지 않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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