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 프레슬리의 태권도 스승, 강덕원의 맥을 잇는 파사류 계승
13시간을 달렸다. 워낙에 외부 사람들과 접촉을 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무카스>와 인터뷰 하겠다는 답변이 오자마자, 곧장 아이오와를 떠났다. 어떻게 해서든 인터뷰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차에 올라탔다. 1966년 미국 맴피스에 한국인 최초로 도장을 개관한 태권도 원로 이강희(73), 미국명 ‘Kang Rhee’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미국 맴피스 저먼타운에 위치한 ‘월드블랙벨트도장’을 찾아 55번 고속국도를 나오자 한 노신사가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얼핏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얼굴의 그가 이강희 사범이란다. 평상복 차림의 그는 취재진과 짧은 인사 나눈 뒤, 도복을 갈아입었다. 30년을 함께 해 온 여비서 리사가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스승이자 그의 마지막을 아는 유일한 한국인이라며 이강희 사범을 소개했다. 도장에 들어서자, 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한 지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곳곳에 남아 있었다. “엘비스는 팬이었고, 스승이었습니다.”
- 월드스타와 마샬아츠 사범과의 만남이 궁금합니다.
“동양무술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60년대 후반, 미국 순회 시범을 하는 도중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엘비스가 본인에게 무술을 배우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전해들었죠. 처음엔 많은 사범 중에 왜 나를 선택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미주 여러 지역에서 시범을 하는 저의 기술을 지켜보던 엘비스의 가까운 지인이 저를 추천했더군요. 그때부터 그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죠.”
- ‘이강희 = 엘비스 프레슬리 스승’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닙니다.
“죽기 전까지 지울 수 없는 제자입니다. 저에게 5년간 무술을 배웠죠. 7단까지 수련했습니다. 그와 함께 했던 지난 시간들은 소중한 제 인생의 한 부분입니다. 그를 가르친 저도 그리고 엘비스 역시도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인터뷰 도중 한 멕시칸계 미국인이 도장을 찾았다. 엘비스의 머리스타일을 똑같이 따라한 그는 파비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엘비스가 너무 좋아. 이곳까지 왔다며.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곳 이강희 사범의 도장을 필수 방문코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엘비스 프레슬리를 가르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옆차기를 잘했죠.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은 운동을 했습니다. 단의 높아짐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는데요, 나중에는 9단으로까지의 승단에도 도전하고 싶어했습니다. 자기만의 협회를 만들어 볼까 고민했을 정도로 태권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대단했습니다. 실제 만들기는 했습니다. 또 그는 한번 운동을 시작하면 멈출 줄 몰랐습니다. 열정이 대단했고 예의가 엄청 바른 사나이였습니다. 그가 도장에 한번 운동하는 날에는 팬들의 굉장한 관심이 뒤따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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