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해방이후의 삶, 우리무예 찾기는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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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일 회장(좌)과 임동규 총재의 고희강연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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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기도 시흥과 화성에서는 무예계 원로인 경기도검도회 김재일 회장(70)과 민족도장 경당의 임동규 총재(70)의 고희(古稀)를 기념하는 세미나가 각각 열렸다.
화려하지도 않고, 떠들썩한 풍악도 없었지만 두 원로는 똑같이 자신들이 경험한 무예철학을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서 두 원로는 현 시대의 무예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앞으로 젊은 제자들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동시에 던져주었다. 이들은 우여곡절이 많은 한국사회에 살면서 무예 발전을 위한 집념 하나로 칼을 갈았고, 이런 과정 중에 얻은 소중한 경험을 젊은 무예인들에게 전해왔다.
이 두 원로의 칠순잔치에는 수많은 제자들이 함께 했다. 이중 이른바 ‘386세대’제자들이 가장 많이 참석했다. 해방 이후 무예계 3세대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두 원로를 두고 ‘고집, 정통, 집념’이라는 세 단어로 표현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고집이 있어 70년 평생을 한국의 무예 혼을 형성하는 데 노력했고, 항상 ‘정통이 아니면 안 된다’는 논리로 무예의 본질에 접근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젊은 무예인들에게 민족무예에 대한 애착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제자들은 “인간수명 125세다. 70이라는 나이는 이제 청년기를 맞이한 것입니다. 앞으로 더욱 큰 스승으로 남아 주십시오”라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두 원로에게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우리사회의 정신을 민족무예정신으로 되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점이다.
김 회장의 경우 정통 경기인 출신으로 선수 양성에 일평생을 바쳐왔다. 동시에 검도를 학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이론과 역사 정립에 일조했다. 반면 임 총재는 1968년부터 수도권의 무예인들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1970년대 초부터는 무예도보통지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와 연구에 앞장서 온 민족무예연구가다.
물론 두 원로에게도 고난의 시기가 있었다. 김 회장은 현재 검도 8단의 범사로서 일본무도인 검도와 함께 평생 살아오면서도, 우리의 전통검법을 찾아가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와중에 국내 검도계 내외부 인사들로부터 상당한 질시를 받아왔다. 임 총재도 해방이후 한국농업근대화를 위한 순수운동을 시작으로 통혁당 재건 기도 및 남민전 사건 연루로 2차례에 걸쳐 무기징역형 선고를 받았다. 지옥같던 수감 생활 속에서도 무예도보통지의 정확한 해석에 사활을 걸었으며, 80년대 대학가에서 민족무예의 필요성을 소리 높여 외친 몇 안 되는 무예계 원로 중 한 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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