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련의 의미

2010. 1. 1. 12:00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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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강의자료

 

무도에서 단련(鍛鍊)은 반복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이 단련의 모습은 과거 태권도와 유사한 수박도나 태수도에서는 사용되거나 중국무술 영화에서 등장하는 수련내용중 신체를 단련하는 방법이 떠오르게 된다. 전통적인 단련의 방법은 머리, 정권, 수도, 관수, 팔굽, 족기 단련 등이 있으며, 이러한 단련은 정확한 기초법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생리적 조건을 참작하여 철저한 지도자의 지도와 스스로 연구향상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무도스포츠의 대부분은 승부에 집착되거나, 경기규정에 제한된 트레이닝의 방법으로 기능중심의 단련으로 제한적이다.
이 글에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경기화된 트레이닝법이 아닌 전통적인 무도수련에 나타난 단련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것은 현대의 무도가 서구화되어가고 있는 훈련법의 방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도가 지니고 있는 특성중 단련법이 어떠한 의미에서 어떻게 수행되었는지를 알리고자 하는데 의미를 두고 제시한 것이다.

단련의 의미

동양무술의 단련에 있어서는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노력하는 성의와 인내력이 필요하고, 요령과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여 실시해야 하며, 자신의 기술수준의 정도와 부합하는 단련의 단계를 밟아야 했다. 자기 체력, 체질에 부합하는 단련은 반드시 지도사범의 지시에 의해 기본동작부터 시선, 거리, 중심, 힘과 호흡 등에 유의하여 단련하며 단련할 때 단전(丹田)에 힘과 중심을 모아야 하는 단련의 원리를 적용하였다. 이러한 무도에서의 단련은 기술위주의 기량습득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육체를 단련하고 이를 통한 정신과 자세를 단련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기술습득을 위한 연습보다는 정신의 집중과 몸의 단련이 주된 방법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간혹 "마음의 움직임이 신체에 전달되어 몸동작으로 나타나고, 그 반대로 몸동작으로 인하여 마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어느 한쪽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상호간의 합일된 발현이 없으면 어느 하나도 성립될 수 는 없다. 즉 인간의 의식이 작용되지 않은 몸짓이 있을 수 없고, 표현될 수 없으며, 발현될 수도 없는 정신세계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무도가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실제의 세계라는 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옛부터 무술을 수련한 사람들은 신체의 단련과 숙련을 정신의 문제와 분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몸의 단련이라는 것이 신체만을 단련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을 동시에 단련한다고 보고 있다. 즉 한쪽만이 강하고 다른 한쪽이 약해지는 것을 가장 잘못된 단련이라고 보았다.
무술단련의 기본이 "호흡과 신체의 동작이 일치가 되고 나면 의식과의 일화(一化)가 이루어지게 된다"라는 표현이 있다. 의식과 신체의 일화는 단순한 동작전개의 개념에서 시작되지만 나아가서는 단련을 통하여 정신의 세계와 신체세계의 일화(一化), 즉 동양적 몸의 단련으로 연결되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무도의 전통적인 단련들은 일차적으로 정신을 집중하고 정신과 몸을 일치시키는 방법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정신의 집중을 위한 단련의 우선적인 방법은 호흡의 조절이었다.

호흡을 조절한다는 것

호흡을 조절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의식과 신체의 조절을 의미한다.
호흡은 감성의 변화와 직결되어 있다. 근심하면 호흡은 얕아지고, 노하면 호흡은 거칠어지면서 멈춰지며, 놀라면 흡기(吸氣)에 힘이 들어가고 마음이 이완되면 호기가 길어진다. 호흡은 인간의식과 직결되어 있고 무도에서의 단련은 동시에 인간의 의식적 감성을 극복하고 조절할 수 있는 정신의 수양과도 같은 것이라고 보았다.
원래 무도단련의 첫단계는 정좌(正坐)를 하여 정신을 통일하고, 호흡을 고르게 하고 안정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서양의 요란하고 역동적인 준비운동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1995년 원광대학교 부설 생명공학연구소에서 발표된 기록에 의하면, "서양의 에어로빅이나 육체미와 같은 운동요법은 근육의 힘을 위주로하여 육체미와 같은 운동요법은 근육의 힘을 위주로하여 손과발의 동작을 빠르게 하여 순환기나 근력의 향상에 좋고, 동양의 기(氣) 트레이닝은 신체의 느린동작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하여 자율신경을 안정화시키는 것" 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동양에서의 기 트레이닝은 대부분 호흡법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이것은 몸과 의식의 일화로 귀결 지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무도수련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경기화된 무도스포츠는 더욱 서양화되고 있다. 이것이 무도스포츠의 동양적인 것에 대한 역행적 변화의 모습이고, 서구의 다른 스포츠화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용인대 류병관교수에 의하면, 정신의 영역에서 신체와 의식의 합일이 호흡법을 중심으로 하는 내공법(內功法)으로 대변된다면 서양적 신체의 단련은 외공법(外功法)으로 구별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흔히 단순하게 내공과 외공을 형태적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단련과 무도의 본질에서 내공과 외공은 신체와 의식을 분리할 수 없 듯이 내공과 외공도 본질적으로 상통 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구전되어 내려오는 무도 트레이닝의 원리중 "外練筋骨皮, 內練一口氣"를 "밖으로는 근육과 뼈와 피부를 단련하고 안으로는 한 호흡기를 단련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안으로는 내공, 밖으로는 외공의 법을 행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호흡을 통한 의식조절을 바탕으로 근육과 뼈와 피부의 단련인 신체의 단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예부터 무도의 단련은 내공법을 익힌 후에 외공법을 익힌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무도의 신체적 단련도 호흡을 조절하고 의식을 집중하여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무도는 자세를 중시 여겼고, 이 자세는 바른 호흡을 잘 할 수 있고 바른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도자들이 자세의 중요성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무도는 '멋'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배운데로 가르치는 것도 아니며, 수련자의 체형과 체직에 맞게 동작하나하나에 올바른 호흡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전통적 단련법

무술의 종류마다 전통적 단련법은 모양과 형태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동양무도의 본질적 단련 형태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오늘에 와서 단련(鍛鍊)이라는 말에 대한 구체화는 마치 쇠를 녹이고 쇠붙이를 갈아서 칼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단련을 연마(鍊磨)라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심신을 연마한다는 것은 어떠한 공부(工夫)에서도 동일하게 들어 갈 수 있지만, 무도는 그 무도가 지닌 무술의 단련과 연마를 통해 도(道)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도는 그 무도가 지니고 있는 기술을 구현하기 위하여 정신적 단련과 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전통적으로 각 무도들은 다양한 단련법들을 이용해 왔고, 종교의 영향도 컸다. 또한 무도에서는 동작과 기술을 익히는 무도 단련의 모든 과정자체가 그 무도가 지닌 트레이닝의 전부라고 볼 수 있고, 서구스포츠와는 달리 정신을 단련하는 방법과 신체를 단련하는 방법이 병행되어 왔다.
대부분 무도의 정신 단련법은 주로 정신통일과 담력과 용기를 기르는 것을 중시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 단련들은 궁극적으로 신체 단련의 내면에서 적용되고 있다. 정신을 통해서 신체를 단련하고 신체를 통해서 정신을 단련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몸의 단련인 것이다. 따라서 무도의 단련법들은 의식과 몸의 동시 작용을 요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통일은 호흡과 몸의 동작의 일치를 만들고 나아가 의식과의 일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신체적으로 반사적인 힘과 순발력를 강화하며 육체적인 단련을 하는 동안 몸에 익숙해지게 된다.
집중된 의식이 몸을 무의식중에 좌우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단전호흡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무도에서 가장 중요한 용어로 사용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단전(丹田)'이며, 단전은 내공법의 호흡으로 다양한 전통적 기법들을 빌지 않더라도 각 무도가 지닌 무술의 힘을 모으고 정신을 집중하는 몸의 중심으로 인식되어 있다.
신체의 움직임과 호흡의 일치가 모든 동작과 운동효율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무도가 지닌 준비동작의 반복적인 트레이닝은 결국 호흡과 몸의 일치를 위한 단련을 만들게 된다. 무도에 있어서 준비동작이라는 것은 실제의 다음 동작을 준비하기 위한 예비적 동작이 아니라 무도가 지닌 전체적인 특성을 지닌 호흡 조절법의 단련이라는 측면에서 받아 들여져야 한다.
그렇다면 검도에 있어 준비동작은 어디에 포함되는가? 그것은 자세에 있다.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 위해 중단세를 예로 들어보자. 중단세를 취하고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중단세는 신체단련에 선행되는 호흡조절과 정신집중, 그리고 심신의 일화를 위한 예비단련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호흡이 우선적으로 내포되어 있고, 상대를 대적하기 위한 준비단계의 총체로 볼 수 있다. 특히 호흡은 단순한 용어상의 개념을 떠나 호흡조절과 정신집중의 강 호흡과 짧은 호흡과 호흡중단에서 부터 흡기와 호기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긴호흡과 느린속도, 조화된 동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무도단련의 내적 대상으로는 호흡을 통한 정신수련과 신체단련을 들 수 있으며 또 특징적으로는 환경을 대상으로한 단련이 전통적으로 이어 왔다. 검도의 경우 모한훈련이라든가, 모서훈련은 환경극복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환경에 약한 인간의 몸을 환경에 정면으로 부딪쳐 단련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서훈련은 가장 더운시기에 집중되고, 모한훈련은 가장 추운 시기에 집중된다. 모서훈련은 더위를 이기는 극복훈련이고, 모한훈련은 추위를 이기는 극복훈련으로 여기에는 열 조절 능력의 향상, 대사능력의 향상, 면역기능의 강화라는 지혜까지 들어 있는 무도트레이닝법으로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모서와 모한 훈련은 환경 변화에 대한 총체적 대응 방법을 몸에 강화하면서 동시에 의식작용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루어지는 단련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신체적 훈련의 구체적 방법들은 주로 단련과 기술의 훈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신체 단련과 기술훈련 역시 동시에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는데 무도훈련의 특징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수박도를 창안한 황기에 의하면, "신체 단련시에는 바른 정신하에서 단련할 것. 정확한 자세와 기초법에 의해 단련할 것. 정확한 거리를 가지고 할것" 등을 강조하여 단련이 단순한 신체의 강화에 있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 이러한 단련체험은 마음이 점차 여유로와 지며 체위를 향상하고 공격의 정확성을 기르게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편, 체력을 강화하는 것은 무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전통적인 동양무도의 체력 강화법은 철저하게 기술과 연관된 특수성의 원리를 존중하는 방법들로 이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단련의 형태를 함께 취하는것이 많았다. 다시말해서 반복 훈련으로 효과를 얻는 방법을 훨씬 선호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무도의 단련에서 근육의 발달이라고 하는 측면은 기술 발현에 가장 필요한 특수 근육과 신체조건의 형성을 가장 중요시 하는 것으로 이행할 수 있는 것이다. 대개의 무도수련에서의 근육 발달은 고부하에서 근육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저 부하에서의 특수한 기술 동작 수행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개 철저한 움직임을 바탕에 둔 강도의 조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보편적인 근육군을 전부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특수한 수행에 필요한 근육들을 형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전통적인 체력훈련법들은 매우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팔의 근력을 기르기 위해 정지된 상태에서 단순히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것보다는 작은 물통을 양쪽에 물을 담아 걸어 다니다가 점차 물통의 크기를 늘여 나가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큰물통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근력이 형성되면 움직임에도 물이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의 평행성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연결하고 이 또한 숙달이 되면 물통을 든채 보법을 행하는 방법들을 점차적으로 실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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