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싸움, 석전(石戰)
“매년 일정한 시기에 관청의 허가를 받고 약 3일 동안 읍내와 시골 사람들 사이에 석전이 벌어진다. 만약 사람이 죽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불가피한 사고로 여기고 관청은 거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한번은 나의 통역자인 김씨가 머리에 돌을 맞아 두 달 동안 몸져누워 있어야 했는데, 그의 두개골에는 아직도 크게 움푹 패인 자국이 남아 있다.” 19세기말 영국 외교관이었던 칼스(W. R. Carles)가 수집한 한반도 지역정보의 분석을 다룬 ‘조선풍물지(Life in Corea)’에 나온 이야기다. 석전(石戰)이라고 하면 해방이후 각종 집회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상대한 투석전을 생각하기 쉽다. 이러한 석전이 우리나라에서는 전쟁기술이기도 하였고, 세시풍속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돌을 무기로 사용했던 원시전쟁의 ..
2020.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