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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적응을 위한 합기도인들의 현명한 판단 필요
이번 합기도의 인정단체 승인은 단체를 떠나 합기도인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하지만 그 기회 속에는 수많은 조건들이 있다. 단체를 규합해야 하고, 단체의 발전방안과 단체회원들의 가치부여 등과 같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난제들이 놓여 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라 함은 정가맹단체를 위한 합기도의 정체성(identity)을 만드는 첫 단계라는 점에서 기회를 얻었으면 그 기회를 합기도인들이 잃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그 기회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필자는 수많은 유사무술들이 존재했던 일본과 중국, 그리고 국내 태권도의 통합과정을 사례로 합기도가 어떻게 가야 할 지 고민해 보았다.
일본은 현대유도의 창시자인 가노지고로에 의해 수많은 유술부터 통합의 길을 찾은 바 있다. 학교교과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유술을 유도 변경하는 과정에서 ‘유도’라는 새로운 무도를 정착한 과정이 있었다. 그 후 검도와 궁도 등이 뒤를 따랐다. 그들이 고민하면서 풀어 간 것은 바로 ‘제정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명확히 찾은 것이다. 특정 단체들의 형을 고집하지 않고, 통합과정에 참여한 단체들의 독특한 특기 기술을 각 형으로 구성한 것이다. 유도의 경우 교(敎)를 정리했고, 검도의 경우는 각 유파의 독창적 기술을 대도의 본 7개와 소도의 본 3개로 정리하는 깔끔함을 보였다. 이를 통해 경기규정역시 합리적으로 재정비했다. 이처럼 합기도도 각 단체들의 독특한 기술들을 제시해야 하고 그 기술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단증에 대한 소급문제다. 각 단체의 단소유자를 통합된 합기도단체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합기도단체들의 자존심싸움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각 단체들의 단에 따른 기술수준 차이가 크게 나는데 있다. 이러한 묹는 단체와 단체가 서로의 단을 인정하지 못할 때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로서의 단증문제는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태권도의 경우는 각 관의 단을 소급시켰으며, 검도의 경우는 각 시도에서 부여한 단을 대한검도회 단증으로 일정 기간을 두고 소급시켜 인정했다. 그렇다면 합기도 역시 과거 태권도나 검도와 같이 소급시켜 인정할 수 있을까? 그것 역시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대단한 혼란과 단증난발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정형이 꾸려지고 경기규칙이 완성되면 철저한 단증소급을 위한 연수교육을 통해 전문위원회의 재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각 단체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단증시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많은 무술가운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낌없는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합기도다. 대중성있는 신생무술들이 등장했어도 합기도를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존심을 지켜준 합기도인들도 많다. 이러한 합기도와 합기도인들을 생각해서라도 합기도인들의 큰 단결이 필요하다. 특히 합기도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도 있어야 할 것이다.
합기도인들의 현명한 결단으로 대한체육회의 정가맹단체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