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테마공원 전국시대 열리나?

2010. 1. 21. 11:27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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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이 있어 올려놓습니다.

2005년도 글이네요.

무술테마공원 전국시대 열리나?

주)소마연구소     소장  허건식


  지난해 태권도공원후보지가 무주로 결정된 이후 후보지 탈락을 겪은 지자체에서는 무술테마공원을 설계하는 등 각지역 특성에 맞는 무술공원들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 태권도공원의 미래에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 이미 태권도공원규모 보다 큰 테마공원사업계획을 발표한 WITMA와 경주시, 충주시 등에서도 무술테마공원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책사업인 태권도공원이 전통무예를 포함한 태권도전당 등의 종합적 테마공원으로 계획되었으나, 각 지자체나 기업에서 유사 테마공원을 계획하고 있어 자칫 태권도공원이 독립기념관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태권도공원 후보지였던 경북 경주시의 경우 후보지 탈락에 대한 거센 반발이 있었다. 그 후 최근 '세계 전통무술 테마파크'를 설립키로 계획하고 해외를 상대로 투자유치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시는 태권도공원 후보지였던 산내면 내일리 일명 'OK목장' 일대에 전통무술 테마파크를 건립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투자설명회를 했다고 한다. 백상승 경주시장과 이종근 시의회 의장 등 대표단 20여명이 미국으로 건너가 6박7일간 ATA(미국태권도협회) 이순호 총재 등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대표단은 미국 체류기간 중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ATA 주최 춘계국제태권도대회도 참관하면서 태권도공원 유치무산에 따라 지역민의 상실감을 치유하고 관광객을 유치할 방안으로 전통무술 테마파크를 구상했다.
 
  또, 세계최대 규모의 무술 테마공원을 추진중인 ㈜위트마(WITMA)는 빠른 시일내에 미국 투자전문회사인 유나이티드퍼스트인베스트먼트(United First Investment LLC)사의 방문해 약 2조원 정도의 외자를 유치를 통한 500만평 이상의 세계전통무예원(WITMA, World Institution for Traditional Martial Arts)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위트마에서는 설명회를 통해 수도권지역에 무술테마공원을 유치하겠다는 강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위트마의 이러한 사업에 대해 지자체의 관심은 크다. 특히 충주시의 경우 지난 2월 사업설명회에 참가하여 큰 관심을 보였으며, 위트마측에서는 여러 지역을 축소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태권도공원, 독립기념관처럼 될 수 있다/
 
  태권도공원과 관련하여 일부 지자체에서는 과연 국책사업이 성공하는지, 아니면 지자체에서 외자유치나 민자유치를 통한 의미있는 무술테마공원이 성공할 것인지는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진천의 경우도 후보지탈락의 아픔이 있었던 가운데 세계태권도화랑축제에 대해 시의회 및 군민들이 지속적인 개최를 바라고 있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입장. 만약 진천이 화랑의 유적지라는 역사성 등을 내세워 태권도가 아닌 전통무예라는 소재로 새로운 테마공원을 구상을 할 수 도 있다. 심지어 태권도공원은 특정 종목에 대한 특혜와 정치권의 개입이라는 의혹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아마도 독립기념관과 같은 운명을 걸을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입장이 각계에서 나오고 있어 앞으로 태권도공원의 갈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한편, 각 무술종목별로 중앙도장의 성격을 띤 공원설계를 하고 있어 종목별 전국무술테마공원시대 양상도 보이고 있다. 이이 대한검도회가 충북음성에 중앙연수원을 건립해 50만 검도인들의 수련공간이 되고 있고, 세계해동검연맹의 경우도 충북 단양에 부지를 매입한 상태에서 세계해동검도원을 설립할 계획으로 있다. 이 해동검도원의 경우 중앙수련장이외에도 고단자들이 퇴직후 기거하며 수련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고단자 마을까지 구상하고 있어 생각이외로 큰 규모의 시설을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용무도의 경우는 경북영주에 용무도중앙연수원 건립을 구상하고 지자체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일부 단체들이 저마다 중앙연수원 혹은 중앙도장을 건립할 것으로 보여 무술테마공원의 전국시대가 예측된다.
 
  지자체들의 이러한 관심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지자체들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무예가 다른 어떠한 소재보다 크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태권도공원이 무주에 건립된다 하더라도 해외에 나가 있는 지도자들이 자신의 고향이나 연고지에 성지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심리를 이끌어 온다는 것과 해외지도자들의 투자도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각 지역출신들이 해외로 진출해 관(館)중심 혹은 사설단체를 만들어 운영해 오면서 많은 재산과 수련생을 보유하고 있고 외국투자가들 역시 이들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지자체에서는 무시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국책사업인 태권도공원은 원래 구상한 큰 덩어리의 사업성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시설보다는 프로그램에 주된 관심 가져야 /
 
   “시설만 좋게 하면 뭐하는가?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시설보다는 프로그램이 충분히 갖추어 있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이야기다. 태권도공원뿐만이 아니라 어떤 시설이든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기존 올림픽이나 월드컵시설이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 해도 소프트웨어역할을 하는 운영과 프로그램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콘크리트 덩어리로 존재한다는 점도 무시 못한다. 이미 국내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테마공원은 대부분 실패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엑스포공원일 것이다. 결국은 테마공원의 건립의 문제보다 그 시설에 외국인 및 국내인들을 어떻게 유치시키느냐가 큰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각도에서 태권도공원과 같은 국책사업에 기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민자유치를 한다해도 국책사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하는 논리다. 또, 무술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무술을 소재로 그런 큰 사업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부류들의 주장도 있다. 실제 “무술이라는 소재가 민자유치를 할 정도로 큰 사업거리가 될 수 있느냐는 것”과 “태권도 한종목을 위해 국고를 사용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무시 못한다.
   이런 여론속에서도 많은 무술인들은 무술에 대한 애착을 보이는 국가나 민간기업들의 움직임에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이들은 무술을 소재로 지자체들이 움직인다는 그 자체에 대해 기분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다. 여기저기 지자체가 무술테마공원을 제시해 자칫 무술테마공원의 수난시대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편, 무술테마공원의 주된 관심사는 프로그램이다. 어떤 무술들이 어떤 방법으로 운영될 것인가? 이미 태권도공원 기획단도 골머리가 아프다. 태권도공원과 국기원의 관계도 시원스레 풀리지 않았으며, 태권도공원이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이라는 청사진도 내놓지 못하고 단지 무주군에서 후보지역으로 제시했던 내용이 전부다. 말이 국책사업이지 사전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부지선정만 이루어져 있다. 정말 많은 부분 고민거리만 가득하다.
   기획단은 프로그램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독립기념관이 기념관 그 자체로만 존재하지 획기적인 이벤트도 없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태권도공원도 마찬가지다. 태권도전당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기념관수준이 되면 안된다.
   태권도계 일부에서는 태권도공원의 설계를 거창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아무리 그런 그림을 그린다 해도 태권도단일종목의 공원으로서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문화에 젖어 들 수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태권도이외의 전통무예프로그램도 접목되어야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노력해도 풀어갈 숙제는 많다. 세계무술테마공원같은 민자유치 사업이 추진될 경우 국책사업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어린이대공원과 에버랜드의 관계가 되지 않기 위한 현명한 대처가 서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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