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V 부활의 사회심리

2010. 3. 8. 17:16Lecture/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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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 V 부활의 사회심리
세대는 변해도 한국적 감수성과 문화 심리는 여전하다
2007-01-19 09:44:15

어느 시사회장에서 태권V의 주제곡이 나오자 40-50대들이 따라 불러 젊은 층들을 놀라게 했다. 사실 주제 음악이 터져 나올 때면 나이든 세대나 젊은 세대나 벅찬 감격을 느낀다. 18일 <로보트 태권 V>가 31년 만에 디지털 필름으로 복원되어 전국 170개 극장에서 개봉됐다. 아날로그 작품이 디지털 작업을 통해 극장에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사회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매번 언급 될 때마다 최대의 관심 중 하나는 <로보트 태권 V> 표절 논쟁이다. 일본의 마징가를 흉내 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지적은 문화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한다. 문화는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 일본의 애니메이션도 결국 미국이나 유럽의 영향을 받아 탄생했다. 다시 영화 <매트릭스>도 일본의 <공각기동대>에 영향을 받았다. 문제는 얼마나 차별화 시키는가에 있다.

<로보트 태권 V>는 사무라이 문화의 마징가와는 달리 칼이나 무기가 아니라 무술을 통해 상대방을 제압한다. 이 때문에 세계 최초의 무술 로버트라고 하는 부르는 이유다. 여기에서 무술은 다른 것이 아니라 태권도를 기본으로 했다. 제작진은 실제 태권 동작을 그대로 실사하여 반영했던 것이다.

또한 이순신 장군을 모델로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광화문 앞의 이순신 동상 얼굴은 로보트태권 브이와 많이 닮았다. 따라서 일본의 마징가를 모델로 했다는 것과 다른 맥락을 지닌다.

여기에 사물과 인간, 기계와 인간의 합일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로보트인 태권 V>와 인간인 훈이 함께 일체될 때 가공할 힘을 발휘한다. 이는 신과학에서 말하는 사물과 인간의 정신 감응을 말하는 것이다. 할리우드에서는 80년대에 들어 이런 유형의 SF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내용적으로 볼 때도 한국적 색채가 강하다. 이러한 색채는 한국적인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계성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권선 징악을 주제로 할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절대적으로 파괴하지만은 않는다. 악당을 개과천선시키거나 선한 세력으로 만들어 낸다. 이는 드라마 <대장금>이나 <상도>, <허준>에서 주인공의 선한 의지와 행동으로 악인을 감명시키고, 자신과 같은 편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 세상을 파괴가 아니라 선한 세상으로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진다. 절대적 적은 없으므로 포용과 관용이라는 세계 시민정신도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적인 고뇌와 감수성이 더해진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이를 이루기 위한 정의가 주제 의식을 이룬다. 이 때문에 테마음악이 나올 때 같이 가슴이 벅차진다. 일본 애니메이선에서 빈번한 단순 파괴를 통한 쾌감을 느끼게 하는 타나토스가 아니다.

<로버트 태권 V> 부활은 이러한 의미에서 여전히 세대간을 넘어서 같은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 한류 작품들이 아시아에서 호응을 받는 이유는 이러한 정적인 감수성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한국의 심적 미의식을 충분히 농축하고 있고, 이는 한류 문화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70-8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문화 상품을 넘어서서 보편성도 지닌다.

<로보트 태권 V>에는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천재 물리학 박사 카프가 등장한다. 1976년이나 2007년이나 외모 지상주의는 여전하다. 외모 지상주의는 콤플렉스를 지닌 본인이나 다른 사람들을 괴롭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

<로보트 태권 V>는 가난하고 어려운 당시 시대 상황에서 우리도 언젠가는 잘 살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준 영웅이었다. 그것도 한국인과 한국인이 만든 태권 V가 세계 평화를 지킨다는 내용은 자긍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이 만화 영화를 통해 과학자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입장료 500원에 문화연필을 선물 받으며 보던 만화 영화 속 영웅은 하나의 신화가 되어가고 있다. 비록 세계 10대 무역국이 된 오늘에도 영웅을 기다리는 마음은 여전하다. 그것이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스스로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측면이라면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이는 세계의 중심임을 선포한 고구려 사극의 방향성을 생각해보게도 한다. 지금의 고구려 사극은 자민족중심에만 치우쳐있고 세계시민정신이나 세계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대는 변해도 한국적 감수성과 문화 심리는 여전하다. 부모와 자녀들이 극장에서 태권 V 통해 세대차를 넘어 코드를 맞추어간다면 그것이 아날로그 <로보트 태권 V>가 디지털로 복원된 이유라고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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