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태권도와 대한민국태권도

2010. 1. 21. 11:57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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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권도가 올림픽종목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계사회에서 보편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특히 스포츠라는 종목의 특성으로 전환되는 올림픽종목으로서 태권도의 경우 내용과 형식이 규격화되지 않으면 불확실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여러 무술들이 역사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사라진 무술들의 대부분은 그 시대와 환경에 보편적 진리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우슈는 가장 오래된 무술종목이면서 가장 현대적인 경기이다. 현재 우슈의 표연경기는 거의 체조경기와 같은 채점방식을 도입해 정해진 시간동안 정해진 규율에 맞춰 10점을 만점으로 평가하는 경기이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방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많은 무술을 제정립해 온 조직적인 과정과 대외개방이라는 환경에서 우슈는 특정종목으로 발전 시킬 수 있었다.

  일본의 유도는 국제유도연맹(IJF)이 최근 의미있는 개혁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으며 세계 스포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 스포츠의 주요 흐름인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경기규칙 개정에서부터 대회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변신을 통해 유도의 세계화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국립 러시아 무술연구회에서 체계화 한 삼보는 1936년에 시작되어 1972년 제 20회 독일의 뮌헨 올림픽에 채택되게 되었지만 지금은 아마츄어 레슬링종목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결정적인 계기는 1980년 올림픽이 반쪽으로 치러지고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제외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푸친에 의해 ‘강한 러시아’라는 슬로건 아래 삼보의 올림픽 추진을 위한 FIAS(국제아마츄어삼보연맹)의 활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태권도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종목은 일본의 가라테다. 가라테는 태권도와 달리 종주국인 일본의 대세가 아닌 유럽중심의 국제조직이 원래 탄탄한 종목이었다. 최근 대만이 가맹하면서 180개국이 WKF(세계가라테연맹)에 가맹돼 있고, 각종 홍보전략과 더불어 각종 올림픽위원들의 회의에 참가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눈에 띄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은 종주국 일본의 경우 가라테에 대한 기술적 권위와 개발에 집중하고,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가 국제적인 홍보를 맡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올림픽위원회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가라테의 노력은  내년 10월에 코펜하겐에서 있는 IOC 회의까지 올림픽정식종목에 대한 WKF 행동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식종목채택에 대한 기대에 차 있다.

  이러한 무술계의 올림픽종목화 움직임에 있어 우리 태권도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가장 우려되는 것이 세계태권도연맹에 대한 정체성이다. 종주국 관계자들이 주름잡고 있는 국제기구에 대해 유럽인들은 달가워 하지 않는 눈치다. 특히 불필요한 태권도기구들의 개편이 요구되고 조직의 단일화도 숙제다.

  그 다음은 항상 문제의 도마위에 오른 “재미없는 태권도”다. 재미있는 경기는 단순하면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로 축소화해야 한다. 복잡하고 애매한 기술은 태권도경기에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관중이 쉽게 승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판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 자칫 전자호구에 집착한 나머지  ‘발펜싱’이라는 말을 들어서도 안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태권도의 위상은 어떻게 살려야 하나. 태권도 탄생국으로서의 위치를 마련하고 태권도기술과 태권도의 소프트웨어적 요소를 강화할 수 있는 국기원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미 태권도는 한국인의 것에서 세계인의 것이 되었다. 우리가 만든 태권도가 세계인들의 품속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인의 태권도가 된 마당에 태권도를 만든 나라로서 지속적인 태권도기술 개발과 보급을 위한 프로그램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세계인의 품속으로 태권도가 들어갔다고 우리가 태권도를 잃은 것은 아니다. 잃는다는 생각은 잘 기른 딸을 시집보낸 아쉬움일 뿐이다. 이러한 아쉬움이 있다면 이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는 큰 생각을 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에 태권도전문가집단을 구성하고 세계인의 태권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태권도탄생국으로서의 위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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