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가이상'(오징어게임)의 고민

2010. 1. 28. 18:50Report/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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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가이상'

학생들과 전통놀이에 대해 토론을 하다보면 내겐 가장 기억에 남는 놀이가 이것이다.


전남 순천에서 초등학교 2학년까지 지내면서 이 놀이는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승패에도 단승제 연승제가 있는가 하면 집에서 밥먹으라고 불러 가는 사람이 있는 팀은 지는 게임이였다. 옷도 많이 찢어지고, 깨금질을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나이가 어리면 그냥 봐주기도 했다.

이 놀이를 고교시절 유도부실에서 한적이 있다. 유도부가 아닌 나로서는 유도부를 상대하기란 벅찼지만, 공격수들의 여유있는 작전은 유도부를 혼란스럽게 만들때도 있었다. 하지만 살벌한 유도기술들은 유도를 하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싫을 정도의 고통도 동반됐다. 체조부들과 컵라면내기로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 흥미로운 놀이가 최근들어 '가이상'이라는 말때문에 일본놀이로 인정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생각과 우리 전통놀이인데 일제시대에 자연스럽게 붙혀진 이름이 아닌가 하는 고민도 한 적이 많다.

 
초등학교 3학년 개학전에 서울로 전학와 아이들과 이 놀이에 대해 이야기 해본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규칙은 약간 다르지만(과격한 공격이나 방어를 최소화한 것으로 기억됨), 원과 세모, 그리고 네모, 공격의 공간 등을 그려놓은 것은 동일했다. 그런데 이름을 오징어가이상이라고 하지 않고, '오징어 포'라고 불렀다. 

그럼 '가이상'은 뭔가. 어느지역에서 가이상이라고 하는가. 대부분 가이상이라고 부르는 지역은 호남지역출신들이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강원도에서는 '오징어 좋다'나 '오징어 닷간'이라고 하고, 대구에서는 '오징어 땅콩'이라고 부르고, 부산에서는 '오징어 달구지'라고 부른단다. 또, 충청지역에서는 '오징어 이상'이라고 했단다. 그런데, 아직도 '가이상'이 어디서 왔냐는 것이다. 일본어로 회전(會戰)을 'かいせん'이라고 발음한다.

여기서 회전이라는 말은 <손자병법> 허실편 제6에 "故知戰之地, 知戰之日, 則可千里而會戰. 不知戰地, 不知戰日, 則左不能救右, 右不能救左(고로 전쟁을 하게될 지형과 기상상태를 잘 알고 있는자는 천리나 떨어진 먼 거리라도 회동하여 전투가 가능하다)"라는 말에 등장한다. 이 회전이라는 의미는 영어로 '배틀(battle)'을 의미하며, 일본사전의 해석은 "쌍방의 다수의 세력이 싸우는 육상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 의미가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오징어 달구지'의 의미인 'The Squid Cart Game'이라고 표기한 것도 있다. 

어느것이 정답일까. 게임방식은 비슷한데 이름을 이렇게 다양하게 쓴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관서지방에 이와 비슷한 놀이는 등장한다고 하는데, 과연 이 놀이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일제시대에 유입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대동아전쟁을 준비하던 1930년대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황국신민화정책'으로 황국신민체조를 당시 소학교에서 가르치기도 했고, 놀이 역시 전투성이 가미된 놀이들이 많이 보급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놀이의 전이는 매우 빠르다. 그리고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변용되기도 하고 이름도 자유자재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오징어 뒤의 명칭에 있어 '가이상'과 '달구지'는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 분명 그 속에는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가이상(가이센)'이나 강원도의 '닷간(다깡)'의 경우 일본어에서 유래된 것 같은데...

여러분들의 다양한 정보를 기다린다.


참고로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오징어 놀이'로 쓰고 있다.

땅에 그린 놀이판 모양이 오징어와 비슷하여 오징어놀이라고 하며 가오리놀이라고도 한다. 참가인원은 30~50명 정도이다. 놀이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넓은 마당에 오징어 모양의 놀이판을 크게 그린다. ② 두 편으로 나누어 공격과 수비를 정한다. ③ 준비하기 : 공격은 위쪽 원 안에, 수비는 그림 안쪽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④ 시작하기 : 서로 준비가 되면 시작하고, 공격과 수비는 자기 집에서 앙감질로 밖으로 나온다. ⑤ 공격은 강을 건너면 두 발로 다닐 수 있다. 수비는 강 양쪽에서 공격이 강을 건너지 못하도록 막고, 공격은 수비를 피해 강을 건넌다. ⑥ 이기기 : 어느 편이든 상대편이 먼저 모두 실격하면 이긴다. 그리고 공격이 두 발로 수비편의 문을 통과하여 집을 지나 자기 집으로 들어가면 이긴다. 수비는 문으로 나와 앙감질로 바깥마당을 지나 공격편의 집으로 들어가면 이긴다. 이 과정에서 바깥마당과 수비편의 집에서 상대편을 쓰러뜨리며 싸운다. ⑦ 다시 시작하기 : 수비가 공격에게 지면 다시 수비로 시작하고 수비가 이기면 공격이 된다. ⑧ 실격하는 경우 : 수비와 공격의 손이 땅에 닿거나 금을 밟거나 앙감질로 다니다가 들고 있던 발이 땅에 닿으면 실격한다. 그리고 공격이 수비의 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수비 진영으로 끌려들어올 때와 그 반대의 경우에 실격한다. 실격한 사람은 놀이판 밖으로 나온다.

땅에서 하는 대표적인 놀이로 우리나라에서 땅의 감소와 함께 이 놀이도 사라지고 있다. 이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민첩성과 협동심을 기른다. 밀고 당기고 부딪치는 치열한 격투가 벌어지기도 하는데 놀이를 하면서 우리 편과 상대편이 어겨서는 안 되는 규칙을 통하여 아이들은 자기의 역할을 터득한다. 두 집단이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놀이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고, 아이들은 자신이 위기에 빠졌을 때 자기 편이 와서 구해주고, 다른 아이가 공격을 당할 때 자신이 달려가 구해주면서 우정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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