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올림픽 넋두리
2013. 3. 17. 23:20ㆍ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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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여유가 생겨 주말내내 이런 저런 자료도 보면서 고민도 해 보았다. 비가 오면 더 이상 자료를 보지 않고 생각에 투자한다는 개인적인 버릇때문에 몇자 적어 본다. 글의 시작과 끝은 의미를 두지 않는 넋두리다.
무예올림픽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중에 있다. 이 일을 하다보니 올림픽과 같은 거대 이벤트 관련 자료와 책을 접하게 된다. 어떻게 준비했는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왜 성공한 것이 있고 실패한것이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면, 대부분 답은 유사하다. 성공적인 경우 이념이 있고, 조직을 구성하며, 이에 따른 사업전개가 있다. 그리고 이 행사 홍보를 위한 설득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이벤트들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지 못하면 풀어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체육사나 스포츠사를 왜 공부하는가? 그리고 무예사는? 역사를 알지 못하면 미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실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역사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제 현장에 풀어 갈 수 있는 일인 무예올림픽을 만들고 있다는데 행복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이론과 실제는 많은 부분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하면 할 수 록 더 많은 사례와 과정들을 살펴 볼 수 밖에 없다.
올림픽역사에 있어, 미국은 초기 올림픽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만국박람회 부대행사로 치러지는 바람에 세인트루이스올림픽에 쿠베르탱의장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1984년 LA올림픽을 기점으로 올림픽은 이윤을 내기 시작한다. 상업성이 강조된 것의 주요원인은 미디어의 발달이라는데... 과거 올림픽에 대해 유럽과 미국은 생각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 올림픽은 상업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막대한 이윤을 얻어내 IF (국제스포츠기구)의 산하 종목단체에 이윤을 배분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IOC의 권한은 세계스포츠계에 막강한 힘을 자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총회보다 집행위원회의 힘은 하늘을 찌를 정도다. 문제는, 대부분의 종목이 서구스포츠에 편향되어 있다는 점이다. 동양스포츠는 유도와 태권도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이후 떠맡은 Sports Accord대회를 치르느라 생고생을 하며 막대한 예산을 사용했지만 이에 부응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불만이 많다. 이유인즉, 돈을 썼음에도 우슈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다는 보장이 없기때문이다.
중국과 더불어 불만이 많은 나라는 동남아와 중앙아시아다. 또한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올림픽종목채택에 틈새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삼보는 올림픽종목이었으나 퇴출돼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삼보단일종목으로 후보군에도 못 들어가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효자종목이면서 그들의 쿠라쉬 등이 레슬링기술과 유사해 연관성을 지어 보려 애썼지만 레슬링은 지금 퇴출위기에 놓여 있다.
IOC는 돈되는 것만 올림픽종목에 채택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철저하게 이윤을 내기 위한 방법중 하나가 대회기간에 소화할 수 있는 종목선별과 종목축소, 그리고 미디어시장에서의 최대 수익구조를 만들어 가려는 것이다. 세계인들의 관심거리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가 있다면, 스포츠가 이미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포괄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일까?
동양중심의 이벤트, 스포츠와 유사한 무예는 충분히 서구대항적 소재로 충분하다. 무예올림픽 기본계획 용역을 하고 있는 지금, 올림픽과 월드컵, 심지어 장애인올림픽과 스페셜올림픽 등의 매가이벤트를 분석하다 보면, 국제사회에서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렇다 보니, 무예올림픽은 단순 국제행사나 박람회 수준으로 생각해서는 단발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솔직히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 충북도와 연구진들의 의지와는 달리 정부부처의 분위기는 냉하다. 이들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고, 서구올림픽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한 아시아의 각국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무엇보다 무예인들의 이해관계는 더욱 그렇다. 국제화를 하고 있는 종목들의 자구노력이 없이는 종목채택은 어렵기 때문이다. 각 종목별로 우수한 국제대회를 하고 있는 무예도 있지만, 단순한 수련생 끌어모으기식 행사는 무예올림픽의 취지와는 다르다. 무예올림픽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종목들의 표준화와 미디어전략 등의 고민이 뒤따르지 않으면 정식종목채택이 어렵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만든다 하여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행사는 지속성을 보장 받기 어렵다. 현재 올림픽이나 Sports Accord종목의 경우는 각국에서 보장받고 있는 종목이다. 이 종목들이 최소한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이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나머지 무예종목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간은 있다. 2017년 혹은 2018년 개최예정이라고 한다면, 이 기간에 종목의 표준화와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첫 대회에 종목이 지정되지 않아도, 다시 4년이라는 시간이 또 있고, 그 뒤 4년이라는 시간이 계속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무예계는 올림픽이나 스포츠어코드가 먼 것으로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노력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올림픽종목이라도 퇴출위기를 가지고 있는 종목들에서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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