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無心川을 걷다

2020. 3. 31. 10:58Report/Good 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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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무심천(無心川)에 벚꽃이 만발합니다. 봄 꽃들이 천 주변에 가득하고 유유히 흐르는 물이 요즘 같은 세상에 無心이라는 말과 어울립니다.

무심이란 아무것도 없는 생각을 말합니다. 생각이 없어서 무심이 아니라 꽉 찬 그 마음들을 선정으로 번뇌와 망상을 내려놓고 비우며 텅 빈 공(空)으로 되돌려 놓은 것을 말합니다. 코로나 19로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학교문이 열리지 않고 있고, 어르신들은 건강에 요주의하는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을 포용하는 삶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무예에도 ‘無心’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무예수련에 있어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않는 마음의 상태를 말합니다. ‘평상심’과 ‘부동심’이라는 말과 함께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예를 수련해 숙달되면 마음을 어느 곳에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는 신체나 정신이 어느 한 곳에 머물러 있거나 여러 곳에 산만하게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수련단계가 올라갈수록 어느 곳에도 머무르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상대와 대적했을 때 초보자와 숙련자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게 숙련자가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오랜 역사 속에 침략 당하고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이번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 국민들의 침착한 대처 모습도 이러한 경험에서 숙달된 無心이 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정치는 아직도 초보자들입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선거에 마음이 멈추어 있다 보니 집착된 망심(妄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구방심(求放心)이 필요합니다.

우리도 그렇고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도 무심천을 걸으며 풀어놓은 마음을 찾아서 되돌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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