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시시다 교수의 '무예에 있어서의 和의 창조'

2019. 10. 1. 16:10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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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세다대학교 스포츠학술원의  후미아키 시시다(Fumiaki Shishida)교수가 2016년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기간에 기조강연 <무예에 있어서의 의 창조>라는 주제의 글이다. 그리고 이 글은 다시 정리되어 일본의 <武道>지에 기고되었다. 시시다 교수는 <무도론>의 저자 도미끼겐지의 제자다. 그는 1972년 와세다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츠쿠바대학 체육학부에서 석사, 일본와세다대학에서 인간과학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전일본아이키도연맹 사범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지금도 교수라기 보다는 사범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는 주로 일본 유술계 연구를 해 왔다. 유술, 무도, 유도, 아이키도, 검도, 가노 지고로, 도미끼겐지 등이 주요연구의 키워드다. 특히 유술연구에 있어서는 기또류, 텐진신요류, 대동류합기유술, 유도, 합기도 등의 연관된 연구가 주류를 이룬다. 

시시다교수는 한국과의 교류는 전 용인대교수로 지금은 고인이 된 김창룡선생님과 유일하게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시시다교수는 김창룡교수께 도미끼겐지의 <무도론> 한국판 출판권을 줄 만큼 친분과 학술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지난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국제학술대회 기조연설을 흔쾌히 수락했다. 또한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초기 위원직을 맡기도 했다. 그가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창건과 관련해 정리된 원고를 보내왔다. 그의 무도철학인 '和'에 대한 이야기다. 미래 무예는 세계인이 평화를 추구하는 '和'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시시다교수의 글은 <武道>에 기고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최대한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정리했다.  

일본에서 발행하고 있는 월간 <武道>에 기고한 내용

세계무예 마스터십대회(2016년 청주월드 마샬아트)가 9월2일부터 8일 까지 한국의 청주시에서 개최되었다. 무예경기종목은 검도, 유도, 가라테. 우슈, 무에타이, 합기도(일본합기도와 내용이 다름), 크랏쉬, 용무도(용인대학교 교수들이 창시한 무술), 주짓수, 기사. 벨트레슬링, 택견, 통일무도 등의 15개 종목의 81개국이 참가한 국제대회였다. 일본에서는 참가한 종목이 없다.

기조강연을 의뢰받은 필자는 대회의 취지와 주제를 확인하고 대회이념에 대하여 충분한 동감을 하였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하였다. 이에 ‘무예에 있어서의 和의 창조’라는 테마로 영어로 강연을 하게 되었다. 주요 논점은 ‘세계의 무예, 무술, 무도를 관통하는 오리지날티(원형)와 세계무예의 조화’였다.

무예에 있어서의 和 란 무엇인가?

본 대회의 기조는 세계무예의 조화라는 매우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표현되었다. 이 철학은 세계에서 전개된 여러 가지 종류의 무예를 和라는 이념으로 통합하는 것이 불가결한 것이라는 미션으로 읽힌다.

실제적으로 사람들은 무예에 있어서 和라는 개념을 깊이 연구해 왔다. 그렇다면 무예에 있어서의 和 란 무엇인가?

인류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인류의 선조는 200만년 전에 석기를 생활의 영위하기 위해 또는 물건을 절단 하기 위하여,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동물이나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흉기로서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석기로 만든 촉이나 돌도끼와 같은 전투 병장기인 무기로서 창출되기도 하였다.

무예는 이러한 전투행위에 있어서 탄생된 것으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전투장면을 분류한다면 무기를 가지고 하는 경우와 도수인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이 두 가지 경우로부터 다양한 종류로 세분화 된다. 무예에 있어서의 기예의 성격은 적을 살상하는 능력과 무한정적인 공격에 대한 방어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예라고 하는 용어의 어원은 이러한 살상용의 행위로부터 상대방을 치명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것이 아닌 상대의 전의를 상실케 하여 퇴격하는 의미의 무예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무예의 능력을 필자는 ‘실전적 실용성’이라고 표현한다. 무예의 핵심은 원초적으로 이러한 실전적 실용성에 있으며, 이러한 의미의 무예적 성격이 요구되기도 한다.

무예의 가치 전환(術에서道로의 변화)

전국시대가 끝나고 260년에 걸쳐서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근세의 일본은 무사의 기예인 검술의 세계에서 무예로의 가치변화와 커다란 전환이 있었다. 이것은 살인도로부터 활인검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활인검이라는 것은 치안유지를 위하여 무예(검술)의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살不殺의 경지에 이르는 수준 높은 도덕성을 지향한 사상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여기서 和로서의 무예가 이념적으로 현재화(顯在化)되었다.

근대를 맞이한 일본은 문명국이 되기 위해서 민주주의 사상을 수용하게 되었다. 무사가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 있어서 무예는 주로 두 가지 형태로 수용되었다.

먼저 치안유지를 위한 무도경찰과 두 번째로는 학교 교육으로서 무도의 형성이였다. 먼저 치안유지를 위한 의미로서의 무도는 和의 무도를 추구하였고, 두 번째 학교무도로서의 무예는 인격형성과 완성을 지향하는 和의 무도로의 자각하는 지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무예는 승리를 하기 위한 기술로부터 인생의 도(道)라는 개념으로 진전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무예의 전환을 견인한 공로자는 유도의 창시자인 가노지고로 였다. 가노는 유술을 익힌 후 이를 교육의 한 교재로서 발전시켰다. 가노는 인간교육의 목표를 두 가지로 이념화 시켰다. 자기 자신을 완성하고 이 세상을 보익(補益)한다 라는 개념이었다. 또한 실현가능한 표어로서 정력선용과 자타공영이라는 유도의 이념을 구체화 시켰다. 두 가지 중에서 후자의 경우는 평화라는 개념을 개념화한 和 라는 이념을 의미하였다. 가노의 사상은 일본의 이러한 무예와 전 세계의 무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현대 무예의 경상(鏡像)

현대의 무예는 다양화 되었고 크게 4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인생의 수행, 둘째 경기, 세째 엔터테인트먼트(비지니스), 넷째 전투기술이다. 경기로서의 무예는 생활에 있서서의 유희로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많은 다양화된 수 많은 종목으로 변형되었다. 승리지상주의 만연되고 그 본래의 추구하는 자세와 의미가 무너지게 되고 그 결과로서 실전적인 실용성이 상실되게 되어 상대의 안전에 대한 배려심이 희박하게 되게 되면 최종적으로는 그 무도의 품격이 상실되게 된다.

특히 타인의 안전을 배려하지 않는 상태로 기술을 발휘하는 행위와 태도를 교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노가 이러한 유도의 문제점에 대하여 강하게 반대하였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거 같다. 가노가 지향하는 유도는 인생에 있어서 수행의 도로서 역할을 하고 격투기로서의 측면(란도리-자유연습, 시합)은 수행의 방법으로서 개념화 시키지 않았다.

더욱이 자연체 개념의 형해화는 유도의 실전성을 잃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므로 가노는 유도를 올림픽에 가입시키는 것 보다 유도를 세계적인 조직으로 성장시키는데 더 큰 의미를 두었다.

  가노의 사상을 간접적으로 계승한 영국의 유도가인 코레바 레겐트(1914-2000)는 다음과 같이 말 한 바 있다. 유도가 국제스포츠로서 성장하게 되었을 때 “나는 오히려 실망하였다. 가노선생의 이상이 대부분 소실되었다는 점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 단순한 스포츠로서의 유도는 인생의 수행이라고 하는 가노선생이 주장한 인생의 수행으로서의 유도라는 목표를 상실하게 되었다.”

 한편, 유도는 1964년에 올림픽종목이 된 이후에 엔터테인트먼트의 매력을 가진 무예로서 더욱더 폭넓게 세계에 전개되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일본의 무예는 학교와 사회에 있어서의 교육적인 기능(정신수양, 인격형성)에다 호신과 건강 유지, 그리고 오락을 위한 사회현상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을 정점으로 하는 세계의 격투기는 거대한 비즈니스영역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사회적으로 고용력을 높이고 있으며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고 있다.

글로벌화 된 사회에서 무예는 더욱더 다양화 되고 있다. 그러나 무예가 가지고 있는 독자성은 실전적실용성과 인간존중의 정신과의 융합만이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신체문하로서 인정될 것이다.

 

和-무예의 가능성

 무예에는 역사 속에서 생성된 규범화된 축적된 규범과 태도가 있다. 예를 들면,

a. 비록 승리를 했지만 패자를 배려하는 마음가짐, 승자는 때로 패자를 최강의 상대라고 칭찬한다. 그것은 상대에 대한 찬사이고 동시에 우월성에 대한 증명이기도 하다.

b. 비록 승부에서 졌지만 승패에 대하여 변명을 하지 않는 태도, 변명은 승부에 대한 준비를 명확하게 하지 않은 부끄러움을 표출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c. 승부에 승리했다고 해서 감정을 제어하는 냉정함. 전장에서의 적은 한명이 아닌 다수이다.

d. 패했더라도 승자를 축하해주는 냉정함, 2016년 윔블던 선수권대회에서 안게리타 겔바의 세레나 윌리암스에 대한 감상을 상기해 보도록 하자

e. 승리를 해도 동료의 흥분을 진정시키는 냉정함.1964년 동경올림픽유도경승전이 끝난후 헤싱크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상기하자.

 이러한 스포츠에도 무예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진성함이 발견되기도 한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무예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을 것인가.

 f. 명확하고 훌륭한 기술(한판)을 추구 하고 잔기술로 승리를 취하는 것은 지양한다. 우리는 어떤 기술로 이겼는지에 대한 논의가 1920년대에는 활발하게 논의되었다. 다시 말해서 당시의 유도가는 유도기술의 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g. 난도리(자유연습)의 게이코의 주된 연습법은 좋은 기술에는 끊임없는 절차탁마의 자세로 임한다. 오오자와 요기미(유도10단)는 “유도가는 많이 던져지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강하게 진화 한다”.

이러한 태도는 무예에 있어서 상대가 존재한다라는 명제로부터 자신의 인격을 도야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경의는 이러한 태도의 기저로 인식된다. 상대에 대한 경의(敬意)는 사회생활에서 가장 기초적인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무예의 교육은 인격형성과 세계평화를 위한 문화교육과 수행에 의해 형성 된다. 이러한 교육된 무예 게이코는 자제 와 배려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능력과 태도가 지도자에게는 필요한 것인가. 훌륭한 지도자에게는 다음과 같이 지도이념을 설명한 바 있다.

 

도미키 겐지의 교육론

스승과 제자는 함께 진리를 사랑하고 진리를 추구하며 진리 앞에 겸허해야만 한다.

길(道)은 선행자의 경험과 업적에 따라 시작되고 후계자는 그 업적에 따라 자신의 추구하는 경지를 이루게 된다. 스승의 업적을 모체로 해서 도약대로 삼아 이것을 극복하면서 앞으로 발전해 나간다. 이러한 것이 바로 창조라는 개념으로 형성된다.

제자에 의해서 계승된 것은 부정되면서 보다 더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사제의 경(敬)과 애(愛)가 만들어진다. 스승을 존경하고 제자를 사랑하는 것은 진리를 존숭하고 사랑하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도미키 겐지 교육애와 체육-1970년 무도론, 대수관서점,1992년

이 소론은 무예에 있어서의 和에 대하여 의견을 말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필자는 여러분에게 소론의 문제점을 함께 발견하고 무예의 이론적 발전을 위하여 동행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청주 무예마스터십대회는 매력적인 행사, 경기, 시범과 공연이 개최되고 있다. 이러한 위대한 행사가 ‘세계무예의 조화’라는 모토 아래 모여서 모든 참가자자들에게 많은 만족감을 주는 성공적인 대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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