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 정가맹단체로의 과제

2010. 1. 1. 12:23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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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기도의 순탄치 않을 정가맹단체로 가는 길

합기도인들의 염원이었던 합기도의 대한체육회 가맹에 대한 1차 벽을 넘었다. 하지만 최종적인 목표인 합기도의 대한체육회 정가맹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예측중 가장 첫 번째 넘어야할 과제는 수많은 합기도단체들의 통합이다. 기존 경찰청 인정 단체 10개종목과 달리 이번에 인정받은 단체는 28개단체의 연합체라는 명목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합기도계의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정단체가 기존 기득권 합기도단체가 아닌 소수 혹은 신생단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마치 28개단체가 합기도의 전체를 통합을 대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 벽은 합기도가 제도권에 들어갈 경우 과연 수많은 합기도 단체관련자들이 그 조직을 순탄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느냐는 문제다. 무술중 통합적 개념으로 가입된 경우로는 우슈종목이 있다. 당시 다양한 이름의 중국무술종목의 단체들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라는 이유하나로 대한체육회에 가맹됐다. 하지만 그들의 운영은 결코 지금도 혼란스럽다. 심지어 탈퇴해 또 다른 우슈협회를 만들어 활동하는 단체들도 많다.

세 번째는 대한체육회 가맹종목들의 관리가 엄격해 지고 있고 최근 윤리위원회 등 가맹단체들의 엄격한 감사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단체장들의 윤리위원회에 당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과연 합기도의 일부단체들이 자신들의 활동영역을 내놓으면서까지 합기도단체의 통합에 통참할 지 의문이다.

네 번째는 수련체계의 통일성이다. 합기도 기술의 표준화와 형 등의 제정화는 여러 합기도단체들이 1-2년만에 해결되기는 어렵게 느껴진다. 설사 기술의 표준화와 형을 떠나 당장 대한체육회가 경기가맹단체의 가맹조건중 경기규정을 정리한다고 하더라도 경기규정의 제정과정에서 일부 단체들의 주요기술들이 제외된다면 논쟁의 소지가 커질 가능성은 많다.

이러한 과정들은 합기도인들과 합기도단체들이 스스로 풀어가야 할 문제다. 또한, 일부 개념없는 지도자들은 가맹인정단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자신의 단체를 버리고 대거 이동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정치인들도 철새가 있지만 우리 무술계는 철새떼들이 있다. 이 단체 저 단체로 옮겨 다니는 합기도인들은 적지 않다. 수련체계가 비슷한 이유도 있겠지만 자신의 단체부터 개선하려는 의지는 없고 유리한 단체로 이동하는 움직임은 무술계를 혼탁하게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환경적응을 위한 합기도인들의 현명한 판단 필요

이번 합기도의 인정단체 승인은 단체를 떠나 합기도인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하지만 그 기회 속에는 수많은 조건들이 있다. 단체를 규합해야 하고, 단체의 발전방안과 단체회원들의 가치부여 등과 같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난제들이 놓여 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라 함은 정가맹단체를 위한 합기도의 정체성(identity)을 만드는 첫 단계라는 점에서 기회를 얻었으면 그 기회를 합기도인들이 잃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그 기회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필자는 수많은 유사무술들이 존재했던 일본과 중국, 그리고 국내 태권도의 통합과정을 사례로 합기도가 어떻게 가야 할 지 고민해 보았다.

일본은 현대유도의 창시자인 가노지고로에 의해 수많은 유술부터 통합의 길을 찾은 바 있다. 학교교과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유술을 유도 변경하는 과정에서 ‘유도’라는 새로운 무도를 정착한 과정이 있었다. 그 후 검도와 궁도 등이 뒤를 따랐다. 그들이 고민하면서 풀어 간 것은 바로 ‘제정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명확히 찾은 것이다. 특정 단체들의 형을 고집하지 않고, 통합과정에 참여한 단체들의 독특한 특기 기술을 각 형으로 구성한 것이다. 유도의 경우 교(敎)를 정리했고, 검도의 경우는 각 유파의 독창적 기술을 대도의 본 7개와 소도의 본 3개로 정리하는 깔끔함을 보였다. 이를 통해 경기규정역시 합리적으로 재정비했다. 이처럼 합기도도 각 단체들의 독특한 기술들을 제시해야 하고 그 기술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단증에 대한 소급문제다. 각 단체의 단소유자를 통합된 합기도단체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합기도단체들의 자존심싸움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각 단체들의 단에 따른 기술수준 차이가 크게 나는데 있다. 이러한 묹는 단체와 단체가 서로의 단을 인정하지 못할 때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로서의 단증문제는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태권도의 경우는 각 관의 단을 소급시켰으며, 검도의 경우는 각 시도에서 부여한 단을 대한검도회 단증으로 일정 기간을 두고 소급시켜 인정했다. 그렇다면 합기도 역시 과거 태권도나 검도와 같이 소급시켜 인정할 수 있을까? 그것 역시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대단한 혼란과 단증난발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정형이 꾸려지고 경기규칙이 완성되면 철저한 단증소급을 위한 연수교육을 통해 전문위원회의 재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각 단체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단증시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많은 무술가운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낌없는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합기도다. 대중성있는 신생무술들이 등장했어도 합기도를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존심을 지켜준 합기도인들도 많다. 이러한 합기도와 합기도인들을 생각해서라도 합기도인들의 큰 단결이 필요하다. 특히 합기도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도 있어야 할 것이다.

합기도인들의 현명한 결단으로 대한체육회의 정가맹단체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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