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문화의 파수꾼을 찾자

2010. 1. 21. 11:25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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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문화의 파수꾼을 찾자
허건식 (소마연구소장)
태권도신문[552호] 2007년 07월 02일 (월) 허건식

 옛 말에 “왕권이 강하면 백성이 편하고, 신권이 강하면 백성이 힘들다” 했다. 어찌보면 중앙집권적 체제를 강조하는 제도적 강요일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최근 태권도계는 왕권과 신권의 시소게임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시소게임은 태권도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올바른 태권도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태권도소식의 전달자들 역시 이러한 시소게임과 관련된 기사로 홍수를 이루고 있고, 태권도장과 수련생들에 대해서는 신문 한편의 귀퉁이에 몰아 버렸다.

 발로 뛴다는 현장 기자들 역시 제도권 주변에만 있을 뿐 신선한 현장은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태권도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세미나들은 이론에 불과하고 탁상공론식의 제도권의 정책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며, 지도자들도 어떤 것이 태권도문화일까 하는 고민을 할 뿐 당장 직면해 있는 도장운영에 대한 걱정과 주변 경쟁대상과 이겨내기 위한 전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심지어 도장경영과 도장마케팅에 집중된 태권도계의 모습도 태권도문화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실정인 듯 하다.
  태권도문화는 제도권에서 던지는 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해당지역의 특성과 문화 속에서 생성되고 변용되며 변화하는 태권도의 행동양식이고 수련생들의 가치적 소산이다.

 이러한 특성과 문화가 모여 한국의 태권도문화가 되고 세계의 태권도문화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근원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일선 태권도장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 근원적인 위치에는 태권도 문화전달자인 태권도사범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태권도사범은 운동을 잘 지도하는 사범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성교육을 잘 지도하는 사범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해당지역과 잘 연계돼 지역민과 공유하면서 지역사회교육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수련생들에게 산지식을 전달해 주는 사범이라 생각한다.

 산골의 작은 마을에 소재한 태권도장, 간판은 20년이 넘어 보이는 허름한 도장이지만 지역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도장이자 태권도사범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도 많다. 그들은 제도권이 무엇을 하든 태권도사범으로서 충실하게 지역을 이끌고 있는 태권도문화의 파수꾼들이다. 이것은 태권도장이 앞으로 지역 클러스터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도장들의 공통점은 지역과 잘 연계되어 있다. 심지어 지역클러스터로서의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으며, 지역에 봉사하고 지역민과 함께 할 줄 아는 태권도사범의 위상 또한 높다. 일반적으로 클러스터는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 업체나 기관들이 일정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말한다.

 태권도장도 지역내에 연구개발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의 대학 또는 연구기능기관 및 단체, 사회교육으로서 태권도교육을 담당하는 도장, 각종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컨설팅 등의 기관이 한 군데에 모여서 정보·지식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창출 등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숨은 태권도문화의 전달자를 찾아 나설 때다. 제도권에서도, 언론에서도, 그리고 학계에서도 올여름 휴가는 태권도의 공유된 문화인식을 찾아 지역 도장을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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