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뱃게임, 웃고 넘길 일 아니다

2010. 9. 8. 03:32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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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막을 내린 '2010 베이징 스포츠어코드 컴뱃 게임(Sportaccord Combat Games, 이하 컴뱃게임)'. 무술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해 대회 전부터 무술계와 격투기계가 초미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전한 팀들은 찬서리를 맞았다. 대회 규모나 성격을 국내 단체들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국내 단체들의 참가규모와 관심은 부족했다. 아무래도 관심 밖의 이벤트로 치부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간만에 찾아온 무술, 격투기의 국제경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아쉬운 대회였다.

이 대회를 단순히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미 올림픽종목에 유도, 태권도, 레슬링 종목이 있는 만큼 무술과 격투기 종목의 강국을 평가하는 종합대회 성격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메달수가 압도적이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이들이 무술과 격투기의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반면 무술 강국 한국을 보자. 우리나라의 주력종목은 태권도, 검도, 삼보 였다. 우슈, 주짓수 등은 아예 선수를 출전시키지도 않았다. 무술의 강국이 맞는지, 아니면 정말 출전자격선수가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들정도로 냉대받는 대회였다.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회의 관심은 무술이나 격투기에 관심이 있는 매체만 일부 취재해 보도했을뿐, 어느 특정 종목의 세계선수권대회들 보다 더 관심이 적은 대회였다.


모호한 대회지만 대응방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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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 여자경기장면

관심을 받지 못한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 문제를 하나하나 파악하기는 너무 양이 많다. 그래서 가장 문제시 되는 몇가지만을 지적해 보려고한다.

먼저, 종목마다 메달수가 차이가 있고, 대회의 성격이 모호할 정도로 중국과 일본무술에 치중되었다는 점이다. 중국과 일본이 유리할 정도로 종목 안배나 메달수, 그리고 참가선수의 자격 등의 기획 등이 너무 엉성했다. 가장 많은 메달을 제시한 킥복싱의 경우는 금메달이 무려 21개나 되고, 우슈나 주짓수는 각 13개나 된다. 이에 비해 태권도는 8개다. 하지만 킥복싱의 경우 우리는 자격을 갖춘 선수가 없어 출전하지 못했고, 종주국종목인 태권도는 4명만 출전했다.

다음으로 국내 스포츠계의 무술에 대한 관심이 서구스포츠에 비해 적다는 것이다. 지난해 개최된 '아시아 인도어게임'은 동남아사아의 여러나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지만 우리나라에게서 만큼은 냉대를 받았다. 당시 한국은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규모가 아니라면 관심 없다는 듯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무술 강국'을 외치는 우리로서는 강국이라기 보다는 냉대받는 분야가 무술이었고 그냥 일개 격투기 종목인 것처럼 비추어진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내 무술단체가 300여개가 넘었지만, 제도권의 무술마저도 이런 대우를 받고 있는 현실은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또 4년에 한번 개최되는 이 대회의 의미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반면 성과도 있었다. 태권도는 금메달 2개를 따내 종주국의 체면을 살렸고, 검도의 경우는 일본의 벽을 뛰어 넘지 못했지만 태권도에 이어 자존심을 세웠다. 무엇보다 러시아 국기(國技)로 불리는 삼보에서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 김광섭(68㎏급)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에 이어 이번에도 동메달을 따내 한국삼보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갔다.


컴뱃게임분석을 통한 무술올림픽 설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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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경기장면, 삼보는 부활을 꿈꾸고 있다
우리 이번 컴뱃 대회를 계기로 국내 무술 및 격투기종목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갖자. 이 대회종목인 우슈나 킥복싱 등의 육성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올림픽종목인 유도나 태권도에 비하면 선수층이나 지도자,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에서 상당부문 빈약한 것이 국내 무술계의 실정이다. 아시아 각국과 러시아 등이 서구스포츠와 대항해 내세울수 있는 것이 무술과 격투기종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이 분야 종목에 대한 제도권의 관심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특히 이 대회에 출전하는 종목과 선수들의 지원에 대한 관심도 있어야 할 것이다.

태권도, 유도, 우슈, 레슬링 등의 기존 국제종목과 더불어 삼보가 다시 부활을 위한 몸부림을 보인 것도 이번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실례로 대회 기간인 지난 1일에 현지에서 국제삼보연맹(FIAS)은 임시 총회를 개최해 미국 뉴욕에 자리 잡은 연맹 본부를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로 이전하는 공격적 운영을 결의했다. FIAS는 삼보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포함시키려고 이 같은 안을 포함해 다양한 작업을 펼치고 있다. 원래 삼보는 올림픽 레슬링 종목의 한 종목으로 채택된 적이 있었으니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외면되었다. 삼보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 가라테의 행보를 눈여겨 보아야한다. 가라테는 이번 대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림픽 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의미로 이번 대회에 접근했고 이 대회를 계기로 주력종목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라테이다.

이 모든 일들을 정부나 제도권에서 주도적으로 해도 되겠지만, 유사단체의 정비문제나 선수육성을 위한 뚜렷한 계획이 없이는 해결이 될 수 없다.

큰 규모의 무술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대회의 문제점과 규모 등을 면밀히 분석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할 것이다. (사진출처 :www.beijing201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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