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사, 임규홍

2010. 1. 20. 14:22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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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체육교사의 레슬링 사랑


용동중학교 임규홍 감독
지난 6월 24일 강원도 고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7회 문체부장관배 전국레슬링대회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레슬링꿈나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중 대회에 참가한 용동중학교(교장 안종옥, 경기도 용인소재)는 관계자들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았다. 단 2명의 선수만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용동중학교는 용인지역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사립학교로 유명하다. 이런 학교에 레슬링 우수선수들이 있다는 것에 협회는 물론 체육계에서도 의아해했다.

이런 결과의 뒤에는 한 감독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자신의 차를 몰고 두 명의 선수를 데리고 대회에 참가했다. 학교에서는 체육교사지만 대회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감독. 그가 바로 용동중학교의 체육교사이자 레슬링 부를 담당하고 있는 임규홍 감독(42)이다. 임 감독은 2002년 용동중학교에 부임했다. 선수출신으로 대학에서도 레슬링을 전공했다. 이후 교육학석사와 교육학박사를 취득한 레슬링계의 엘리트다. 또 틈틈이 태권도를 수련하며 태권도사범자격증까지 취득했으며 지도자생활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 그가 학교부임 이후 교내에 레슬링부를 창단한 것이다.

임 감독은 청소년에게 레슬링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고 말한다. 레슬링부를 창단한 것도 이런 그의 애착이 만들어낸 것이다. 임 감독은 “평생 레슬링과 함께 살아가겠지만, 레슬링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힘들다는 선입견보다는 인류가 가장 먼저 상대와 경쟁하던 맨손무술이었고, 지금도 역사가 가장 오래된 종목으로 세계인이 사랑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말에서 체육교사라는 직업에서 벗어난 레슬링지도자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레슬링이 올핌픽 때마다 메달을 획득하는 효자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들은 하나 같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임 감독도 마찬가지다. “레슬링 그저 힘든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대표선수들의 노력이 언론에서 성취감과 운동미를 강조하기 보다는 힘든 과정만을 비추고 있고, 레슬링의 운동효과에 대해서는 언급되질 않고 있다”며 “물론 레슬링은 힘든 운동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힘든 것은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다. 유럽의 명문사립학교에서는 레슬링을 정규교과에 적용할 만큼 운동효과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때문에 임 감독은 처음부터 선수육성에 집중하는 지도자의 인식부터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성장기에는 즐기는 레슬링에서 훗날 엘리트 선수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프로그램운영과 이를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의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운동할 때 승부에만 집착해 무조건 이기는 게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에게는 누구나 즐기고 참여하는 레슬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런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꿈나무를 육성하고, 그들 중에 큰 재목을 엘리트선수로 육성하는 단계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풍부한 예산, 선수육성도 중요하지만 즐기는 레슬링 필요


지난 6월 메달을 획득한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임규홍 감독

레슬링은 올림픽 효자종목이라는 점에서 육성지원금이 많은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레슬링은 대중화되지 못하고 선수육성에만 집중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커가는 레슬링 꿈나무들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레슬링은 다른 운동에 비해 기구나 시설이 간단하고 타 종목에 비해 학교나 체육회의 동.하계 경기훈련지원이 좋은 종목이다. 현재 많은 지도자들이 중학교 때부터 레슬링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벗어나 지금 우리는 일본과 같이 방과 후 활동을 통하여 즐기는 레슬링, 즉 생활체육 프로그램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대중화가 결국은 우수한 레슬링 인재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 임감독 스스로도 중학교 레슬링부 육성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것은 학부모들의 이해 부족과 사립명문이라는 특성상 운동부육성에 꺼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꿈 하나를 가지고 있다. 우수한 선수육성도 중요하지만 학교체육에서 누구나 쉽게 경험해 볼 수 있는 레슬링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레슬링을 전공한 학자들과 대학교수들과 자주 미팅을 가진다. 특히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해 초, 중, 고 레슬링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레슬링 교본 제작까지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레슬링은 생활체육에서 미개척분야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에는 레슬링 클럽이 유행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는 한, 두 개의 체육관이 있을 뿐이다. 레슬링은 힘과 기술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공격하고 방어하며 제압하는 운동이다. BC1000년경으로 추정되는 레슬링유물을 보더라도 그 역사는 길다. 국내에서는 1934년 중앙기독교 청년회관 YMCA에 레슬링이 창설되면서 레슬링경기연맹이 이루어졌다. 여기에 한국의 올림픽 최초의 금메달도 레슬링이었다. 1976년 21회 몬트리올올림픽에서는 양정모 선수가 국내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적 효자종목이다. 우수한 선수들은 존재하는 반면 함께 즐기고 땀 흘리며 보급하는 지도자는 너무나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임규홍 감독의 고민과 노력이 한국레슬링 대중화 발전에 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임규홍 감독의 약력

교육학박사
경기 용동중학교 체육교사
용동중학교 레슬링부 감독
태권도 공인 5단
합기도 공인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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