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카바디무술

2010. 1. 1. 13:00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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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무도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연구대상은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다. 이러한 동북아중심의 무술에 대해 관심이 증대된 것은 아무래도 서양학자들에 의해 동양의 신비감이라 일컫는 ‘도(道)’라는 문화에 있다. 서양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인도나 동남아 지역에 대해서는 알만큼 안다는 것인지는 몰라도 동북아의 무술세계에는 서양인들에게 신비 그 자체였다.

이렇다보니, 우리 무술계에서도 중국과 일본의 영향도 있겠지만, 잠시 동남아나 인도, 중앙아시아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이런 생각에 최근 ‘카바디’라는 인도무술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가 출전하지 않은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솔직히 필자도 카바디가 뭔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베트남 현지조사를 하던 중 카바디 한국대표팀을 만나면서 생각은 바뀌었다.


인도의 전통무술,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동아대 윤영학박사(사진)가 이끌고 있는 카바디대표팀은 부산아시안게임이후 윤박사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한국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어떤 지원도 없던 시기에 단체를 만들고, 직접 인도에 가 강습회와 연수를 받고 출강하는 대학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베트남에서 개최된 아시아인도어게임에 참가한 한국팀은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선수들에 비해 경험은 적지만 팀웍이나 카바디의 이해정도가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카바디는 원래 인도에서 전해 내려온 무술이자 놀이다. 단순히 놀이라는 차원을 넘어 상대를 터치하고 자기 팀 진영으로 돌아와야 하는 격렬한 스포츠다. 상대의 진영에 공격자 1명이 들어가 ‘카바디’를 외치며 호흡을 나타내고, 상대의 몸을 터치해 자신의 진영에 돌아오면 점수를 획득하는 경기다. 이렇다보니 수비팀은 공격자를 자신들의 진영에서 잡아 두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과 전략이 필요하게 되고 심한 경우 부상을 입기도 한다.

윤박사는 카바디에 대해 “격렬하고 부상자도 많이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 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아무래도 민족성 같다”라고 말한다. 승부에 욕심이 많은 민족인 탓인지는 몰라도 여유를 가지고 즐기는 인도나 남아시아의 선수들과는 사뭇 다르다.

또, “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바디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경우 국기로 지정할 만큼 인기리에 보급된 종목”이라고 말했다. 무술계나 스포츠계가 동북아나 서양에만 관심을 둘 때 인도나 동남아시아가 아시아라는 존재를 잊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을 해 본다. 그들의 문화를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을 우리의 사고가 부끄러울뿐이다.


전통놀이의 스포츠화 성공사례


격렬한 종목이지만 공동체가 필요한 카바디


단체경기라는 점, 카바디를 외치며 호흡이 끊어지면 안된다는 점, 마치 우리가 어렸을때 경험한 오징어놀이와 같지만 이미 카바디 관계자들은 동서양을 넘어 팀의 응집력과 공동체를 만들어 주는 스포츠가 되어 있었다. 태권도나 가라테가 올림픽종목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일때 카바디는 그들의 문화를 하나 둘 세계에 알리고 있었다. 그것도 즐기는 카바디를 축제처럼 보급한 것이다.

국제대회 선수자격에 대해서도 흥미롭다. 성인의 경우는 남자가 80kg미만이어야 하고, 여자선수의 경우는 50kg미만이어야 한다. 45분간 펼쳐지는 이 경기는 선수들의 체력소모또한 많다. 특히 남자선수들이 대부분 180cm가 넘는 다는 점도 흥미롭다. 또 실내에서 가능하고, 실외에서도 가능한 경기다.

최근 부산지역 도장들이 단체활동 프로그램으로 카바디를 접목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무술이지만 도장프로그램으로도 인기라는게 지도자들의 이야기다.

카바디 조직도 확대되고 있다. 동아대, 한국국제대, 영산대 등 대학팀을 중심으로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서양에서 만들어진 축구, 배구, 농구와 같은 구기종목이 아닌 몸으로 부딪히는 스포츠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팀의 전략에서 서양스포츠와는 또다른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카바디의 모습은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전해져온 민속놀이가 스포츠로 변신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고유의 민속씨름도, 국궁도, 그리고 택견도 세계인이 즐기고 경쟁할수 있다는 희망을 알려준다. 이를 위해서는 카바디가 어떠한 노력과 문화전달을 했는지에 대한 학계의 관심도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것만을 고집하는 시대는 지났다. 세계는 문화공유와 교류를 원한다. 지나치게 국수주의적 관점에서 몸문화를 이해하려하고 이를 세계인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 우리 주변을 더 넓게 살펴 보면, 카바디 뿐만 아니라 더 많은 흥미로운 무술과 놀이문화가 존재한다. 이러한 관심은 앞으로 우리의 여가문화를 한층 성숙시킬 수 있고, 세계화에 따른 문화교류로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무카스 Tip

카바디(Kabaddi)는 인도의 불교문화와 관계가 있으며, 인도 서북부지방에서 전해 내려온 민속놀이로 현재 아시안게임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보급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부산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보급활동이 활발하며, 전국적인 강습회가 개최되고 있는 종목이다. 일본은 이미 뉴스포츠와 체육계에서 보급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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