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와 무술의 관계

2010. 1. 26. 17:14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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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여 그 가치를 생활에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1세기를 지식정보화 사회로 부르고 있으며, 문화와 관련 산업의 진흥을 위하여 세계적인 지원과 육성의 노력은 시작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전통문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무형유산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2001년부터 유네스코가 소멸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의 보존과 재생을 위하여 구전(口傳) 및 무형유산을 확인·보호·증진할 목적으로 선정한, 가치 있고 독창적인 구전 및 무형유산에 대해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2010년부터는 무술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이것은 세계 각국 문화적 정체성과 창조성,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을 갖는 무술에 대해 보존과 재생을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세계 무술은 19세기와 20세기에는 국가주의적 관점에 연연해 왔다. 지금도 올림픽정식종목이나 무술에 내재된 정치적 사회적 의제에 치중되어 왔고, 표면적으로는 경기화를 시도하면서도 내면에는 상무정신이라는 근대적 문화현상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모두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지만, 세계무술연맹이 유네스코 자문기구로 인정된 지금은 무술계는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해 있다. 유네스코에서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서 ‘무술’이라는 영역이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세계무술연맹의 유네스코 자문기구 인정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세계문화유산의 관심거리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고 큰 성과다. 세계 각 나라의 무술에 대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심의하고 지정하는 기관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과는 세계무술연맹의 소병용의장(전, 유엔대사)의 외교력과 그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온 나라가 올림픽종목에 집중하고 문화콘텐츠를 강조하던 2002년 10월 세계무술연맹은 충주라는 도시에서 창립됐다. 그 다음해에 한국정부의 외교통상부 민간단체로 등록되고, 2008년  외교통상부 법인으로 거듭 태어났다. 이러한 행정적인 절차 뒤에는 6년간의 보이지 않는 노력도 있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주도하에 한다는 이유로 일본과 중국이 거부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소 의장은 유네스코의 각기구와 각국을 돌며 무술에 대한 문화적 가치에 대해 설명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2년전부터 무엇보다 우려가 컸던 중국과 일본이 긍정적으로 인정하면서 연맹관계자들은 확신을 갖게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2007년 6월에 있었던 유네스코 회의에서 청신호를 확신하고 이번에 인정된 것이다.

  2009년 세계무술연맹(World Martial Arts Union ; WoMAU,이하 무술연맹)이 유네스코 자문기구인정에 이어 유네스코문화기구로 인정받아 국제적 공신력을 높였다.  UNESCO사무총장(Mr. Koichiro Matsuura)은 2009년 4월 24일자 공식서한을 통해 무술연맹이 유네스코와 문화, 특히 무형유산보호에 있어서 'UNESCO 실무관계 NGO' 지위가 공식적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세계무술연맹은 UNESCO 실무관계 NGO 자격으로,

 

△각국의 무술유산을 발굴, 보호

 △해당 자료를 수집, 심의

 △해당국가 보존 및 보호 권고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각 나라의 전통무술에 대한 무형문화유산적 가치를 공유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러한 지위인정은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제3차 UNESCO 무형문화유산 정부간위원회의에서 자문활동의 인가와 무형유산보호관련 상호간의 협력에서 연맹 역할과 능력을 높이 평가됐다. 이것이 유네스코와 연맹간의 공식협력관계인 UNESCO 실무관계 NGO 지위를 획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것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체문화(무술)분야에 대하여 공식적인 국제민간기구로 국제적 공신력을 UNESCO로부터 부여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무술연맹은 이러한 관계에 대해 UNESCO와 초보적인 관계에서 본격적인 관계, 즉 공식적인 관계로 격상되었다. 하지만 지위는 언제든지 취소 될 수 있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UNESCO는 각 연맹의 협력실적을 정기적으로 심사하고 평가하여 UNESCO 실무관계 NGO 지위의 유효 또는 취소할 수 있다. 세계무술연맹이 국제무술기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참여와 국제협력사업의 추진에 있어 국제적 요구에 대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세계무술연맹은 앞으로 무형문화유산로 등재하려는 각 국의 무술을 심의하고 목록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유네스코 자문기구로서 국제기구의 책무, 세계연맹체로서의 책무, 그리고 발전지원 책무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가맹국가간의 교류와 유네스코 등의 국제기구들과의 유기적 공조체제, 세계화시대에 맞는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국가간 무술의 교류와 학술교류, 전문가교류 등이 이루어지며, 무술문화발전을 위한 지원 등이 뒤따른다.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세계무술아카데미가 설립되었다.

  무술은 근본적으로  자연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그 생존을 위해 필요로 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술인들은 ‘예(禮)’를 논하며, 싸움기술에 어떤 정신적 요소를 결부시키고 있다. ‘사회적으로 요청되는 무술의 기본원리’로 해석하며,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사실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것은 현대사회에서 무도가 오직 인간을 살상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 명칭에 ‘도(道)’가 들어 가든, 어떻든 그것은 무술이라 할 수 없다. 무술에는 반드시 어떤 정신적 가치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무술의 변화 속도와 규모는 이전의 어느 때 보다 빠르며 커지고 있다. 또한 스포츠화 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 본질적인 형태가 사장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무술이 스포츠로서 개방․다원화의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Fig.1). 

 

 Fig. 1. Cultural Structure of Martial Arts


  그림을 살펴보면, 문화적으로 생각해 보면 무술의 발전은 문화전통의 특성을 견지해 동서양의 문화교류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개방의 다원적인 세계문화와 스포츠 속에서 하나의 자리를 차지해 그 근원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무술이 지닌 각국의 독창적인 문화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문화적 보존의 가치가 있는 무술의 모습이 사장될 위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무술은 해당지역의 문화 속에서 만들어져 전통문화의 영향에 의해 발전, 변화했기 때문에 해당지역의 전통문화의 규범을 보존하고 지킬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무술은 문명화된 인간만이 만들어 낸 행위이자 문화라는 측면에서, 그 형식과 문명화과정을 거친 행동양식이라는 점에 더욱 무형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세계무술아카데미에서 주최한 세계무술세미나에서 발표한 원고를 요약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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