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서?

2010. 1. 10. 22:47In Life/風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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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그러니까. 내가 석사과정을 입학해 2학기를 마칠 무렵. 형님에게서 책 한권을 받았다. 한양대 김병모교수가 쓴 '김수로왕비 허왕옥'.

메소포타미아의 쌍어 신앙과,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 가 결혼 못하는 이유를 김교수는 자신이 연구하게 된 경위부터 그 후 수많은 연구를 하기까지 흥미롭게 저술했다.  수로왕비가 된 인도공주 허황옥에 얽힌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밝힌 문화인류학 교수의 글은 당시 내겐 내가 김해김씨와 결혼을 못하는 이유를 알게 해 준 흥미로운 책이었다.

그후 10년이 지나 2004년. 박사과정을 마치고 여기저기 강의를 하며 흥미거리를 찾을 무렵. 우연찮게 인도의 무술과 동남아,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말로만 무술과 문화라는 그럴싸한 연구에 흥미를 갖고 있었던 차에 다시 책을 읽었다.

더욱 흥미로운것은 나도 여기저기 나라를 돌아다니며 무술과 관련해 자료를 수집하고 그들의 활동을 분석하던 터라, 그 연구의 종착점이 어딘지는 몰라도 이 책 한권이 좀 더 넓은 사고를 준 계기가 되었다.

일부에서는 이 책이 논리를 비약한 것이라 비판하고 있지만, 무술연구영역에서는 큰 반향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후 많은 학자들이 김교수의 이론과 유사한 연구결과들을 내고 있어 개인적으로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유네스코와 관련해 세계무술연맹(WoMAU)의 활동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학자들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세계기사연맹(World Horseback Archery Federation) 의 각국 관계자들과 교류하면서, 마문화(馬文化)에 대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말(馬)이 민족이동과 연관이 있고, 수많은 전쟁과도, 그리고 말에 장식된 수많은 유물들과 풍습은 우리 민족의 몸짓을 찾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몸짓의 이동은 쉽게 이동되고 답습되는 것이 아니다. 지배세력의 몸짓이거나, 정착이 오래된 몸짓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듯 하다.

그동안 우물안의 개구리식으로 우리것만을 고집하고 우리것이라 단정지으며 살아가고 있는 한반도 남쪽 우리들은 너무 고립된 삶이 아닌가 생각된다. 섬나라도 아닌 것이 섬나라같고, 사람이 살기는 하지만 세계를 알아가는데는 무인도같다.

그동안 중국동북삼성, 북경, 칭하이를 비롯해 일본의 후쿠오카에서 아오모리, 독일, 캐나다, 베트남, 미국 등 아시아와 유럽, 미주 등을 돌아보며 많지는 않지만, 자산을 증식하듯 소중한 경험과 자료를 얻고 있다. 올해는 말레이시아, 이란, 터키, 몽골 등을 집중적으로 찾아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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