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잘 마시는 법

2010. 1. 20. 11:27In Life/風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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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 상징 두꺼비

소주의 상징, 두꺼비

어제 지인과 비도 오고 술한잔을 했다. 전작이 있는지라 비오는 길을 택시를 타고 서초 모 주택단지에 도착했다. 맥주를 마시고 취기가 오르는데, 그 과정에서 그 비싸다는 산삼주를 내놓는게 아닌가. 마셔보니 향은 좋은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술이 깨는 것인지, 또 취하는 것인지 헷갈릴정도로 이상했다. 산삼의 힘일까? 안먹겠다 했더니 그 비싼 것을 다시 포장해서 나오는길에 건낸다. 하나 있으니, 다른 한개는 가져가라고.. (술취해 그거들고 오느라 꽤 힘들었음, 작은병도 아니고).
그분이 하는 말. 술많이 먹는 사람들은 이제부터 좋은 술을 먹으라고..약술을 조금씩...횡재인가? 지난달에는 하수오술을 한병 받았는데...집안에는 더덕주에 산삼주에 하수오, 10년넘은 벚열매술 까지...보기만해도 힘이 불끈거린다. 나중에 하나씩 푸는 재미로 살아야할것 같다.

술을 잘 마신다는 것은 아무래도 술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일 술에 살다시피하는데 가끔은 아침에 부담스러울때가 많다. 학교다닐때에는 이마에 땀이 나면 술이 깨는 사람으로 나를 불렀는데 요즘엔 아침에 해장국을 찾는다. 다음날을 위해 반드시 술을 먹은 날에는 어느정도 술을 깨고 자려고 노력하다. 술취해서 어떻게 술을 깨고 자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 술취한 상태에서 잠이 들면 다음날 백발백중 곤욕을 치러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비타민을 먹어대고 숙취해소 드링크를 먹기도 하지만 이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결혼초기 정기적으로 비타민을 먹은 탓에 술에 강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그거 믿었다가는 낭패보기 싶다. 중요한 것은 일단 "남들보다 오래 버티면, 다음날도 개운하다"는 주당들의 대원칙이 있다. 내 주변에 일광과 거석이라는 사람들이 주당중의 주당인데..셋이서 시작하면 항상 다음날 셋다 괴로워한다.  

요즘엔 내게 숙취해소의 최고 방법은 목욕이다. 아침에 일어나 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따뜻한 물을 천천히 마시며 근육을 풀고 속을 풀면 상당히 개운하다. 이런 경험들이 있지만, 그래도 술을 먹으며 배운 몇가지 방법을 정리해 본다. 이것만이 대수는 아닐터..

그동안 술을 마시며 터득한 방법을 정리해 본다.

처음 세잔을 조심해라.

이것은 집어르신들이 항상 강조해 온 말이다. 주당집안인 만큼 어머니께서 항상 강조했다. 술이라면 들고는 못가도 배에다 넣고는 간다는 집안이야기도 유명하다. 그러다보니 우리 집안 여인들은 해장국을 잘 끓인다. 나의 작은 가정도 신혼때는 그랬다. 그러나 요즘은 술먹은 다음날 국물이 없다. 아주 괴롭히는데는 귀재가 된 마무라다.
그러나 남자건 여자건 충고를 주는 것이 처음 세잔이 중요하다. 급하면 빨리 취하고 해장도 늦어진다. 이건 내 경험상 많은 효과를 얻은 결과다. 첫잔을 반쯤 마시고, 천천히...세잔까지 그렇게 뱃속을 트레이닝시킨다. 그 다음부터는 생각대로...

입가심을 조심하라.

1, 2, 3,차 술이 이어지고, 꼭 막판에 입가심을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다. 입가심은 앞서 이야기한것처럼 술을 깨는 과정에서 가볍게 마시는 술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입가심에서도 1, 2, 3차의 분위기를 이끌면 4차가 된다. 경험상 중요한 것은 입가심을 위해서는 집근처에 나만의 공간(일명 방앗간)이 있어야 한다. 500cc맥주 한두잔을 한시간정도의 시간을 두고 술을 깨며 마시면 다음날 편안하다.

사상체질을 활용한다?

이건 너무 어렵다. 전문가가 옆에 있지 않고서는 술먹는데 그런거 혼란스럽다. 주변에 한의사가 몇명있는데 사상체질 하면서 음흉한 미소로 술집 분위기를 장악한다. 중요한 것은 음식궁합이라고 하는데, 내겐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

폭탄주? 섞는 방법이 중요하다.

폭탄주를 만들어 먹은 것은 검찰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점심때...이것이 기자들, 공무원사회, 심지어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충성주로 전파되어 이제는 대중주(?)가 되어 버렸다. 잘 섞어야지. 그것이 맛을 좌우한다. 칵테일예술과 다를바 없다.
사람을 잡는 폭탄주가 있다. 양주와 포도주를 폭탄주해서 주는 사람들은 상대를 죽일작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주 잔인한 술폭탄이다. 특히 미지근한 것으로 이 폭탄주를 준다면 다시는 그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 한다. 이거 마시면 몇분 못간다. 속이 울렁거려서..
호남지역에 가면 소주잔의 반잔과 맥주잔의 반잔으로 한번에 먹기좋게 반폭탄주를 만든다. 상당히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역시 음식은 호남이다. 그런데 일부 지역에서는 가득 따른다. 술못먹은 귀신들만 살았는지..무슨 진주만을 폭격하러 가려는 것인지... 천하에 예의없는 사람들이다.

술을 마실때 자세를 곧게 하고 호흡에 신중해야 한다.
아들녀석이다. 벌써부터 알만하다

아들녀석이다. 벌써부터 미래가 보인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허리가 굽은 상태로 마신다. 거기다 담배까지...
우리나라 술집은 대부분은 지하에서 대작을 한다. 당연히 산소부족에 몸은 굳어간다. 이럴때 가끔 심호흡을 하고, 바깥 공기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위를 활발하게, 피를 원활하게...다 아는 사실 아닌가.

아침에 숙취가 심하다면?

반듯하게 누워 심호흡을 크게 한다. 몸에 열이 날 정도로 큰 숨을 코로 들어마시고, 서서히 입으로 뱉는다. 되도록 배와 발은 따뜻하게 이불을 덮고 하는 것이 좋다. 밤새 술취한 내장과 호흡기를 푸는 방법이다. 소화기가 원활해지면서 몸에 땀이 나면 서 술이 깨기 시작한다. 머리가 아프다면, 이 운동을 먼저 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 좋다. 심하게 하면 몸이 쳐지는데 이 때 2, 30분간 따뜻하게 잠을 자면 만사 OK

술마시며 화내지 마라, 성행위를 하지마.

이건 상식이다. 혈압은 여기서 시작된다. 집안 내력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있는데 이것은 각자의 노하우다. 그렇다고 손가락 넣고 토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죽을려면 임금님 부알도 만지다고 했다. 이런 무식한 짓을 할때까지 술을 마시지는 말았으면 한다.

오늘 비가 내린다. 부슬부슬...
어디 술자리없나 하며 돌아다닐 사람 많을거다.
내가 사는 신림동은 젊은 사람이건 나이먹은 사람이건 밤12가 되면 술독에 빠졌다 나온 사람이 엄청 많다. 오늘은 비도 오니 더 그럴거다.

선배가 강남으로 오란다. 오늘 저녁도 ....심호흡부터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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