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의 문화적 기능

2010. 1. 1. 12:24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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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의 개념에 대한 이해는 무술이라는 문화행위를 통하여 인간이 추구해 왔던 목적과 가치, 또는 무술이라는 문화분야가 인간사회에서 담당해왔던 문화적 기능에 대한 인식에 바탕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무술 발전에 관한 역사적 과정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되어야 한다. 무술은 일차적으로 격투를 위한 기술이라는 목적에서 추구되었다(笠尾恭二, 1994). 격투술로서의 무술의 발전은 한 면으로서는 사회의 분화, 발전을 따라 개인의 신체적 강함의 추구라는 인간 본능에 바탕한 신체 경쟁 문화, 즉 스포츠 문화로의 발전으로 이끌어 졌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타인의 신체에 대한 직접적 위해를 위한 기술의 발전, 즉 실용적 관점에서 대인 격투 기술의 발전이라는 방향으로 분화되었다. 대인 격투 기술로서의 무술은 집단의 조직적 격투인 전투 기술의 핵심적 부분이 되었고 따라서 군대무술 또는 군진(軍陳)무술로 발전되었다(林伯源, 1994)
무술은 또한 일찍부터 인간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발전해왔다. 마왕퇴등 고분 자료에서 보여지는 고대사회의 건강체조, 즉 도인양생 신체문화는 후대에서 격투기술로서 발전된 무술과 통합, 또는 융합(중국의 태극권등 소위 내가권의 발전과정에서 가장 잘 나타나는 것처럼) 되면서 건강은 무술문화의 중요한 한 가치를 형성해 왔다(李飛 外, 1993). 한편으로 무술은 처음부터 신체를 통한 인간의 미적, 정서적 표현의 수단인 무용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다. 동양 전통 무용의 원초적 전형으로 인식되고 있는 무용의 하나인 무무(武舞)는 바로 고대사회의 집단적 사냥, 전쟁 등의 문화활동에 뿌리를 둔 무용 양식이다. 이러한 신체 예술적 표현 양식으로서 무술은 검무등 격투기술을 일정한 양식과 정서에 따라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차차 품세나 형 등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술의 시범이나 시연은 고대사회에서부터 무희, 무극, 또는 무술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유행(무술 시범을 통한 약장수의 활동은 중국 명대에 쓰여진 송대를 무대로 하는 수호지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하였으며(康戈武, 1990) 오늘날 무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
무술의 또 다른 하나의 중요한 측면은 종교적 영역이다. 신체적 고행과 일정한 기술적 수련을 통하여 정신의 정화 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인도 요가문화의 영향은 동양 무술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요가문화는 그 자체로서, 그리고 선불교 문화의 영향을 통하여 무술의 발전에 다양하게 흡수되었으며, 오늘날 무술에서 중시되는 입선(入禪), 행선(行禪), 동선(動禪)으로서의 무술 수련의 가치를 형성하였으며, 구체적으로 특정한 자세, 동작, 수련 과정으로서 나타나고 있다(笠尾恭二, 1994). 또한 도교의 연단(練丹)사상과 그 수행 방법 역시 무술의 발전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불로 장생을 추구하는 도교 수련 문화가 발전시킨 연단 사상은 무술에서 건강적 가치의 중시와 함께 다양한 도교적 신체문화 양식을 포용시키게 되었다(康戈武, 1990). 불교와 도교의 영향하에서 무술은 신체를 통한 정신의 고양과 초월적 인간의 경지를 추구하는 종교적 가치를 가지게 되었으며, 오늘날 무술에서 정(靜), 내(內), 유(柔)의 중시, 호흠이나 기(氣)에 대한 관심, 무심(無心), 부동심(不動心), 권선일치(拳禪一致), 무도수련을 통한 깨달음이나 자아발견의 추구 등으로 구체화되어 있다. 이러한 무술의 종교적, 사상적, 정신적 가치와 전통들이 신체 수련이라는 무술의 본질적 속성과 결합하여 교육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림-1. 무술의 가치와 기능의 구조

이와같은 무술에 포괄된 전통적 가치와 기능들은 현대 사회에서는 전투기술과 같이 과학문명으로 대치되어 쇠퇴해진 영역도 있는 반면, 과학문명에 의해서 오히려 강화된 신체와 정신, 그리고 자아나 정신적 주체성 등의 가치들로 인하여 새롭게 강조되는 영역도 있다. 그리고 공격성과 같은 개인의 신체적 본능의 표현이 극도로 제한되는 현대사회에서 가상 게임, 영화, 연극, 패션, 오락기구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대리만족이나 상상적 소비문화의 형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동양 무도의 서구 사회로의 전파는 그 진행과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사회속에서 자기화, 즉 문화적 변용의 단계로까지 도달한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전통무술에 대한 용어의 정립이라는 명분론적, 고답적 담론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급변하는 현실을 무시하고 퇴행적 자기 논리에 빠져있는 것이다. 무술이 다양한 문화영역과 소비 경제 영역으로 파고 들고있는 것은 무술인들에 의해서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적 상상력에 민감한 비 무술인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 무술인들이 반성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할 점일 것이다.
무술, 무예, 무도의 개념에 대한 역사적, 사상적, 문화적 연구는 앞으로 더욱 진행되어야 할 주제이지만, 이들 개념간의 우위나 타당성 등에 관한 자기 주장류의 연구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참고할 유사한 영역의 사례로 체육의 개념에 관한 체육학계의 지난 30여 년간의 논쟁의 귀결이다. 학문으로서 체육학의 정체성과 계속해서 확장되는 체육의 외연에 대한 도전에 직면하여 체육학계는 체육을 대체할 수 있는 Kinesiology, Human Movement, Bio-Dyniamics, Sports Sciencee 등 다양한 개념들을 창안해 내었고, 각 개념의 타당성에 대하여 소모적인 논쟁을 오랫동안 계속하였지만, 그 결론은 논쟁의 승패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논쟁과 상관없이 현대 소비사회가 수용하는 스포츠와 전통의 Pysical Education, 체육이 살아남는 귀결을 가져왔다. 우리는 용어나 개념의 타당성에 대한 낭비적 논쟁보다는 무술 (무예, 무도)의 정체성에 대한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역사 연구, 비교 문화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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