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장기병의 실체

2010. 1. 1. 12:49Report/Martial Arts

728x90
반응형

동아시아에서 이례적, 1,600년만에 발굴통해 세상에 공개


상) 이번에 발굴된 유물현장/하)쌍영총의 고구려중장기병
화약이 등장하기전 최고의 무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마도 철갑옷으로 무장한 말을 탄 무사들이었을 것이다. 과거 이들의 전투모습은 지금의 탱크부대 만큼의 위용과 파괴력을 과시했다. 이런 모습의 중장기병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 보다 더 생생한 유물이 경주에서 발견돼 화제다.

경북 경주시 황오동에 위치한 신라귀족 무덤떼인 ‘쪽샘’에서 1600년 전 갑옷과 철갑을 입힌 말을 탄 장수가 드러났다. 기병의 갑옷과 마갑(말의 보호구), 그리고 당시의 마구를 비롯한 무기류가 출토된 것이다. 그동안 일부 지역에서 부분별 유물만 출토된 것과 달리 전체 기갑과 마구들이 한데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렇게 완전한 모습으로 발견되기는 동아시아에서 처음이라고 한다.

쪽샘지구 C10호묘로 이름붙힌 신라시대 주ㆍ부곽식 목곽묘(主副槨式木槨墓, 시신을 직접 매장하는 공간(주곽)이외에 각종 물품을 넣어주는 창고같은 시설(부곽)이 있다)에서 무덤의 주인공이 묻힌 주곽에 말이 착용한 갑옷인 마갑(馬甲)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는 이런 말을 탄 장군이 입었던 것으로 예상되는 찰갑(札甲, 비늘식 갑옷)이 놓인 상태로 발견됐다.

찰갑은 가슴 가리개인 흉갑(胸甲)과 등 가리개인 배갑(背甲)을 펼쳐 놓아 깔았으며, 이것은 옆구리에서 여미게 한 이른바 '양당식(앞과 뒤 양 부분으로 만들어 열 수 있도록 한 모습)' 구조로 밝혀졌다.

부곽에서는 말 얼굴 가리개인 마주(馬胄)를 비롯해 안장틀인 안교(鞍橋), 발을 걸어 말을 타는데 필요한 등자, 재갈인 비, 말의 치레거리인 행엽 등의 마구들도 다량 출토됐다. 또한 무덤의 주인공이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석자 길이의 환두대도(環頭大刀, 둥근 고리 자루긴칼)와 녹각병도자(角柄刀子, 사슴뿔로 손잡이 한 작은 칼)를 비롯해 그 외 쇠창, 쇠도끼 등 의 무기와 목가리개, 어깨 갑옷, 팔 보호 갑옷으로 추정되는 것들도 출토되었다.

마갑은 고구려고분벽화에 잘 그려져 있으나 고구려 유물이 발견된 경우는 없다. 그러나 1992년 경남 한안의 마갑총(馬甲塚)에서 말이 착용하는 마갑이 나왔다. 그렇지만 사람이 착용한 갑옷의 경우 큰 철판으로 만든 판갑(板甲)이 일부 발견되었다. 이번 경주의 마갑처럼 생선의 비늘처럼 작은 철판조각을 붙여 만든 찰갑은 일부 부속구 형태로만 출토됐으며 그 원형은 고구려고분벽화로 만족했어야 했다.


기병활동범위 더욱 확대, 기마문화연구 관심 클 듯

그렇다면 이 유물이 고구려의 장수무덤인가? 그것은 아닌듯 하다. 고구려 전문가들이 말하는 고구려의 매장문화는 죽은 사람이 사용하던 물건은 함께 매장하지 않고 무덤 바깥에 놓아 가져가도록 했다는 것에서 고구려 기병보다는 신라의 기병일 가능성이 높다.

이 유물의 발견으로 그동안 삼국통일의 주된 원동력이 경제적인 면으로 보았던 것과는 달리 중장기병, 철갑기병, 개마무사라는 최강의 부대가 신라가 삼국통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장기병의 유물이 이렇게 완전하게 발견된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점과 앞으로 기마문화의 연구에 있어 소중한 유물이 될 수 있다. 특히 기마문화가 고구려뿐만 아니라 신라와 백제까지 큰 영역과 활동영역의 폭이 넓었음을 시사한다.

중국 사서에는 기병 하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보병 10명이 필요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기병은 기동성을 활용해 적진을 교란하거나 포위할 때, 후퇴하는 적을 쫒아가 격멸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중기병이 결코 강한 부대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 다. 그것은 무거운 마갑으로 인해 행동의 제약 많고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미약했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일지는 모르지만 동유럽기사단 10만이 몽고 경기병에게 전멸당한 이야기도 납득이 간다.

하지만 이번에 발굴된 유물에서 몇가지 기동성이 있어 큰 활약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해 본다. 찰갑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유럽과 일부 국내에서 발견된 판갑보다는 방어력은 뒤지지만 말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등자(발로 디딜수 있는 도구)가 있어 말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고 무기를 사용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중장기병의 위력과 기동성도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앞으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측에서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완전한 형태의 마구류, 갑주류 등을 보존처리하여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결과는 기마문화와 마상무예의 조사연구 및 복원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728x90
반응형

'Report > Martial Ar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예와 자연캠프  (0) 2010.01.01
아이들의 골목문화를 돌려주자  (0) 2010.01.01
검도에서의 선(Zen)  (2) 2010.01.01
일본무도의 수련체계  (0) 2010.01.01
유도를 알면, 무도의 미래가 보인다(2)  (0) 201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