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향은 무도의 본질을 상실한다

2010. 1. 1. 12:26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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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스포츠문화의 요구에 의해 과거 무도가 경기화되어가는 배경으로 무도종목의 형태가 일정한 규칙과 형식에 따르는 공개적 게임으로 발전함에 따라 세계적인 무대에 나서면서 각종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또한 직·간접적으로 국제적인 홍보와 진출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세계적인 진출을 희망하는 무도종목에 있어서 무도의 경기화(스포츠화)가 매우 유용한 수단임을 인식하고 있다. 이미 유도,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에 채택되었고, 검도, 가라데, 스모 등이 국제적인 경기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수양이나 정신은 주관적인 평가인 반면, 경기는 특정한 경기 규정에 의한 기법과 수련에 있어 객관적 혹은 일의적인 평가 방식이다. 과거 다양한 유파의 실전 무도가 존재할때에는 수양과 정신의 평가는 유파내의 주관적 평가였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내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시도된 것은 유파간의 시합, 즉 타류시합(他流試合)에서 시작되어 각 유파간의 승리지상주의적 가치관이 형성되면서 그 기법역시 변화를 가져 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허건식, 1996).
현재 무도가 스포화되면서 무도 본질의 의미를 상실한 채 경기적 요소만을 강조되어 오고 많은 경기규칙 변화들이 스포츠화 되어감에 있어 기술적 본질마저 상실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자칫 무도의 기능주의적 성격이 앞선 결과로 인해, 현대 체육의 주요내용이 되고 있는 서구적 스포츠의 도덕적 함양이 탈색되는 원인이 서양체육의 이원론이 만들어낸 기능주의 체육의 굴레에서 무도스포츠 역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 서구 스포츠의 기능주의의 굴레는 무도의 특징을 크게 정신적인 면과 신체적인 면으로 강조되고 있음에도 무도가 스포츠화되면서 문제가 되는 기(技)와 술(術)에 치중하는 예가 있어 정신을 강조하는 무도의 목표에 반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무도가 스포츠화되면서 동양의 전통적 사상과 문화가 점차 서구화 되고 있는 것에서 나타난다. 특히 우리나라의 태권도에서도 스포츠 성격이 강해지면서 오늘날 스포츠문화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들어나고 있다. 이러한 예로 스포츠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경쟁심과 승부에 집착 등이다.
무도가 경기화될 수 없다는 주장에 있어 황기(黃奇, 1970:61)는 "무술이란 원래 인간의 생명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시합이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시합을 하게 됨으로써 "기술이 그 형태나 방법에서 근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므로 경기화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밖에도 경기화는 결과적으로 무술정신을 무시하게 될 것이며 단급, 심사제도가 불필요하게 된다는 점을 들어 태권도의 경기화를 하였다.
태권도가 경기화를 통하여 고유의 새로운 기술적 체계를 강조함으로써 가라데에서 벗어나 고유의 정통성을 구축하고자하는 노력이 있었다. 한편 기존에 태권도라고 지켜왔던 기술적 철학기반에 대하여 완전히 부정하고 태권도가 새로운 무술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김용옥(1990:61)은 "우리가 태권도라고 부르고 있는 조선무술의 형태는 지극히 짧은 역사를 지닌, 지극히 특수한 형태로서의 어떤 그럴싸한 역사적 논술의 허구로 위장된 그러한 통시대를 거부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진출한 태권도지도자들은 한국에서 경기태권도를 경험한 사람들이어서 전자의 관념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해 Steven D. (1994 :18)는 가장 왕성하게 태권도보급이 이루어지던 1960년대에 최초로 외국에 나갔던 사범들은 태권도가 왜 경기화되어가는가에 대한 실제적이면서도 개념적인 통찰이 없었기 때문에 단지 태권도가 유지해 온 전통성을 역사적으로 정당화시키고자 하였고, 결국에는 전체적인 호신술 수련을 위한 목적과 수수꺼끼와 같은 신비주의적 동양철학관을 무절제하게 고집하여 주장하였다.
경기화의 가속화로 인한 무도의 외형적인 확산에 가리워져 수련철학의 오류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발전을 가져오기 위한 방법으로 기술체계의 변화는 첫째, 원래 일본 가라데와 달리 기술체계는 손기술들에 근거하기 때문에 태권도는 새로운 기술로써 발기술을 중시하기 시작하였고, 둘째, 일본 가라데의 형(型)중심에서 <자유 겨루기>의 새로운 기술과정을 가져와 태권도의 경기구성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특징들은 1960년도와는 확실히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 근거로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사용한 국제심판강습회 교재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국제심판강습회 교재에 의하면, "주먹, 얼굴공격의 제한, 허리이하 부위의 공격제한, 잡아넘기기의 제한, 호구착용을 조건으로 한 직접 타격의 허용, 타격의 실제적인 위력을 중심으로 한 기술의 평가기준(득점제도)"에서 알 수 있다.
무도의 경기화는 정지된 기술적 개념을 넘어서 규정된 틀속에서 새로운 기술체계와 수련방법이 자유롭게 발전하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새로운 겨루기 중심으로의 전환된 결과는 근본적으로 태권도가 일본 가라데의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였으며, 전투술 혹은 자기방어의 기술이 악화된 '공격기 중심' 기예가 아니아 놀이 즉, 놀음이나 유희의 행위인 것이다. 다시말해 비구도적이며 비공리적이다. 그 전체적 성향이 방어기술이 아닌 공격기 중심이다. 또한 선수의 안전을 위한 호구착용, 공격제한, 득점평가기준 등의 규정들은 새로운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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