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家業)

2010. 2. 18. 19:51In Life/Worldly 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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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계에는 문파(門派)와 유파(流派)라는 조직이 있다. 정해진 정관에 의한 단체라기 보다는 무술을 수련하는 집단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문파라 하고, 일본의 경우에는 유파를 쓰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문파와 유파의 특성은 혈연(blood relation, 血緣)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같은 스승밑에서 수련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무술의 문파와 유파 개념과는 다른 형태도 있다. 생업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부모의 업종을 자식이 이어받는 식으로 혈연관계에 의해 전습되는 것도 있다. 이들을 모두 가업이라고 한다. 
 
가업의 공통점은 얼마나 오랜 시간과 몇 대(代)를 잇는 과정으로 시간적 개념의 평가를 한다. 대를 이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통성이고 전통을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다.

TV에서 40년동안 생과자를 구우며 가정을 이끌고, 지금은 수많은 단골과 수억원의 연매출을 내고 있는 '김용안과자점'의 인생이야기가 나왔다. 

과거에는 생과자점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그러나 기업형 제과점들이 등장하면서 하나 둘 사라지고 5일장에서나 맛볼 수 있는 과자가 돼 버렸다. 이러한 과자계의 변화에 불구하고 40년동안 단골을 위한 서비스와 추억을 되새기게 만들어 주는 김용안과자점은 아직은 가업으로 보기에는 어렵지만 그 명맥을 이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경제적인 가치가 있어야 한다. 무술이든 음식이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뒤따른다면 생명력이 없을 수 있기때문이다. 특히 경제적인 가치가 있다는 것은 그것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것이고, 그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품질이 만족스러울때 지속성이 있다. 

무술도 마찬가지다. 과거 문파나 유파의 경우에는 집안을 지키거나, 전쟁이나 전투에 대비해 필요한 수단들이었다. 그러나 화약이 발명된 이후에는 그러한 환경보다는 또다른 무술의 변화를 추구한다. 그것은 경기화된 스포츠나 건강을 위한 양생무술이 사회적인 요구가 되고 있다. 결국 무술의 유형은 변할 수 밖에 없는 시대적 환경을 무시 못한다. 그렇다고 음식처럼 추억을 되새기며 먹는 것도 아니다.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업을 잇고 있다면 그 속에는 역사가 있고, 그 역사속에서 분명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찾는 것이 무술계나 생업에 종사하는 가업의 성공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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