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시기할 세계무예마스터십

2016. 10. 31. 13:02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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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로 하나로, 무예로 세계로.”

오는 9월 2일부터 8일간 열리는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관계자들의 초기 건배사였다. 10여 명의 추진단 사무국의 구성원들이 우려하는 여론에 맞서 반드시 성공해 보자고 의기투합을 할 때 당시 추진단의 신찬인 단장이 만들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대회가 1주일 남겨둔 지금 세계무예마스터십은 87개국 2,300여 명이 참여하는 국제종합대회가 되었다. 지금은 80여 명의 조직위 사무국 직원들, 그리고 국제연맹 및 국내협회로 구성된 기술대표와 종목조정관 50여 명이 바쁘게 막판 대회준비에 여념이 없다. 

부족한 예산 탓에 대부분이 충북도와 청주시 공무원으로 구성된 이 조직위 구성원들은 지금 ‘국제행사 전문가’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자신감에 넘쳐 있다. 조직위에 파견돼 대부분 새로 접한 업무인 대회의 기획, 운영, 관리, 심지어 엔트리와 국제연맹과의 지속적인 협상 등에서 전문가가 됐기 때문이다. “충청북도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을 개최해도 두렵지 않겠다”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도 들린다.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홍보포스터.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전기영이 홍보대사를 맡았다.



마스터십 - 전 세계 3,000개 무예를 모으다 


‘마스터십(mastership)’이라는 말은 ‘사범’, ‘사부’의 의미를 담은 ‘master’와 ‘-ship’을 붙혀 무예를 통해 사범(마스터)로서의 명예와 지위를 얻자는 것이다. 이번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는 각국의 무예 중 세계에 보급된 종목으로 구성된 15개 종목과 어떠한 무예도 함께 출전해 자웅을 겨룰수 있는 2개 종목이 열린다. 

일본을 대표하는 유도와 검도, 중국을 대표하는 우슈를 비롯해 러시아의 삼보, 우크벡키스탄의 크라쉬, 태국의 무에타이, 아시아에서 출발해 유럽과 중앙아시아에 보급돼 재구성된 킥복싱, 주짓수, 벨트레슬링이 있다. 무엇보다 한국을 대표하는 택견과 태권도를 비롯해 기사, 합기도, 용무도, 통일무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화보급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세계에는 3,000여 가지의 무예가 존재한다. 그 수많은 무예들을 다 포용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연무경기와 기록경기가 열린다. 연무경기는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무대에서 무예의 예술적 평가를 통해 승패를 겨루는 경기다. 기록경기는 무예가 지니고 있는 기능 중 격파, 차기, 낙법을 중심으로 최고의 실력자가 가려진다.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메달.


가성비 최고의 국제이벤트


30개국 1,600명의 목표를 훨씬 뛰어넘은 87개국의 2,300여명의 참가자가 증가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개인종목이기에 가능했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최고가 되어보고 싶은 심리와 마스터십이라는 도전적 의미가 함께 어우러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대회를 위해 20여 년의 고민이 충실했고, 국제무예계에 새로운 무예이벤트를 제공한 아이디어가 적중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마스터십은 수 조원이 드는 올림픽과는 달리, 올림픽의 1%로도 되지 않는 예산으로 종합대회를 치룰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기존 실내체육관을 활용해 시설비용이 절약되고, 실내경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개최가 가능해 전통무예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탐을 낼 만한 이벤트다. 

충북도는 왜 무예에 집착하는가? 충북도는 과거 ‘중원’으로 불리었다. 예부터 중원은 수많은 무예인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충북도는 삼국시대에 접경을 이룬 세 나라가 국운을 걸고 젖줄(한강)을 차지하기 위한 혈투를 끊임없이 벌인 곳이다. 중원의 패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역사의 법칙이 늘 중원을 들끓게 했다. 이제 마스터십은 세계평화를 위한 세계무예인들의 각축장이 된 것이다. 2000년부터 세계 무예인들이 이 곳을 찾아 무예교류를 해 왔다. 유네스코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지난해 유네스코 국제기구인 국제무예센터(ICM)를 한국의 중원땅에 설립하도록 의결했다. 세계무예의 유네스코본부가 유치되고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중심기구인 WMC(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가 설립되었다. 

2일 국제학술대회, 국제회의와 함께 개막식이 열리고 이후 3일부터 6일간 세계지존들이 모여 자웅을 겨룬다. 저마다 국가를 대표해 자신이 수련한 실력을 발휘한다. 조직위원장이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중국 원나라 때 시내암이 쓰고 명나라의 나관중이 다듬었다는 통속 소설인 〈수호지(水滸誌)〉를 중국의 소재로만 썼는데, 그들이 마스터십을 보고 새로운 소설을 쓴다면 〈수호지(水滸誌)〉 그 이상의 작품이 나왔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곤 한다. 

국제스포츠계와 국제무예계의 거물급들이 이 대회를 방문한다. 영국 타임즈기자출신의 올림픽 기록관인 스포츠기자의 대기자 데이비드 밀러 기자, 무도철학의 대부로 알려진 일본 와세다대학의 시시다 교수, 국제올림픽정전재단(IOTF)의 위원이자 현 IOC위원인 사이에드 알리, 스포츠어코드의 부회장이자 국제독립스포츠연맹(AIMS)의 스테판 팍스 위원장,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스포츠국장인 헤이더 파르만 등이 있다. 또한 국내 인사로는 한승수 전 총리,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최재근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서정진 센트리온 회장, 석준호 선문학원 이사장 등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축하영상과 더불어 각국의 국가수반급들의 축사와 특보 등이 세계무예인들의 축제인 마스터십 개최를 축하해준다. 



대회를 창설하고, 준비하고, 홍보하는 데 앞장선 이시종 충청북도 지사.


중국과 일본이 시기할 큰 성과

무예인들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무예계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2009년 ‘전통무예진흥법’이 제정된 이후 어떠한 정책도 없었던 현실을 두고 많은 무예인들은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나서서 무예진흥을 위한 노력을 해 왔고, 국제사회에서 세계무예의 중심지로 대한민국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정부도 무예진흥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현 정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꼽았다. 그동안 수많은 사업들을 해 왔지만, 이번 마스터십만큼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에 부합되는 사업은 없을 것이다. 저비용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종합무예대회를 창설하고, 대한민국과 충북도를 전 세계 무예인들에게 알리는 계기를 만든 것은 무예의 기원지와 완성국가라 일컫는 중국과 일본이 시기할 만큼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마스터십 조직위원회 건배사가 바뀌었다. 지난 7월에 준비과정을 지켜 본 조직위원장인 이시종지사는 성공을 확신하며 새로운 건배사를 제안했다. 건배사는 ‘올림픽과 쌍벽이 될 무예올림픽 만들자’ 다. 서양의 스포츠종목이 주를 이루는 올림픽과 쌍벽을 이루는 동양무예중심의 무예올림픽을 만들어보자는 도전과 자신감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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