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닭강정의 진실

2010. 5. 12. 15:10In Life/風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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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중앙시장에는 먹을 것과 볼거리가 많다. 지하에는 수족관들이 가득한 수산물센터가 있어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고, 지상에는 다양한 건어물과 토속 음식들이 즐비하다. 원래 이곳은 피서철 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외지인들이 북적댄다. 주변에 대형 주차장이 있어(10분에 100원)   재래시장이지만 큰 마트나 백화점을 능가하는 편리성과 흥미를 제공한다.

가끔 이 시장을 둘러 보는 재미에 빠지곤 한다. 이곳에는 호떡이 유명한 곳, 감자떡이 유명한 곳, 생선회가 유명한 곳 등 유명 맛집들로 가득하다. 솔직히 다 맛있다. 그것이 속초사람들의 자존심인듯 하다. 특히 닭강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인터넷 검색어 부문에서 꽤 상위에 올라간 적이 있다. 

많은사람들은 일부 유명하다고 하는 TV에 나온 집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속초사람들은 어느집이건 다 맛있다고 말한다. 어느 집이든 직접 가서 바로 닭강정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안된다고 한다. 대부분이 예약을 해놓고 쇼핑을 한 후에 찾아 갈 정도로 닭강정집들은 저마다 쉴새없이 닭강정을 만들고 식히고 있다. 무엇보다 각각의 집마다 독특한 맛을 자랑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집을 찾는 것이 좋다고 한다.

속초에서 일정이 있어 토종닭을 사러 간 김에 직접 가 봤다. 닭강정을 운영하는 주인에게 한번 물어 봤다. 그 분은 독특한 강원도 속초 사투리를 쓰면서 말을 건넸다. (솔직히 강원도 사람들을 모르면 불친절하다고 착각할 수 있다).

" 인터넷이고 뭐고 주문 못받아요. 오는 손님들 닭튀기고 강정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정신 없어요"

하루에 튀겨내는 닭의 수와 강정을 만드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몇사람이 붙어 일하면 좋겠지만, 공간이 좁아 대부분은 혼자하기때문에  많은 양을 만들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래도 서울의 유명 닭집보다 많이 팔린다니 속초닭강정집들은 대박집들이다. 

속초사람들은 속초에 가면 중앙시장에서 아무 닭강정이나 가 사먹으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줄 설 시간에 더 많은 즐거움을 찾아 중앙시장을 둘러 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현지의 사람들과는 달리 서울이나 도시사람들은 의심이 많다. 기왕이면 TV에 나온 집으로 가 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 닭강정만큼은 속초사람들이 보면 웃을지 모른다. 그것을 어느 닭강정집에도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닭강정 주인들. 그 이유는 손님이 다른데 줄 서 있어도 어느 가게든 계속 닭강정은 만들어 지고 있고 주문이 빗발치기 때문이다. 
 
속초시도 이런 상품을 살릴 필요가 있다. 오로지 온천, 설악산, 그리고 생선회만 홍보하고 있으니.  숨은 음식문화는 외부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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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올리고 몇시간뒤 영화감독을 하고 있는 친구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속초에 왔는데 회는 어디서 먹어야 하냐고..
속초중앙시장을 소개했다.
싸고 맛있는 집을 소개해 달라니, 그곳 수산세터에 바다에서 나는 모든 것이 총집합해 있다. 종류가 엄청 많다.
먹다 죽었는지 아직도 연락이 없다.

이번주에 세미나 차 속초를 내려가는데 사진 많이 찍어 올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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