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상무예를 아시나요?

2010. 9. 5. 22:24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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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병진(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최근 강원도 속초에서 국제기사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는 미국, 독일, 일본 등 10개국 40명의 기사들과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기사(騎射)대회란, 말을 달리며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 대회를 말한다. 이름 하여 마상무예다. 이 대회를 주관한 ‘한민족전통마상무예․격구협회’는 우리의 전통 마상무예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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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상무예는 다루는 도구에 따라 종류 다양

마상무예란 대단히 포괄적인 개념으로, 말을 타고 무기를 사용해서 겨루는 모든 무예를 포함한다. 마상무예는 크게 무기종류에 따라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말을 탄 채로 활을 겨누어 목표물을 적중시키는 기사(騎射), 달리는 말 위에서 칼로 표적을 베는 마상월도(馬上月刀), 도리깨와 곤봉을 사용하는 마상편곤(馬上鞭棍), 양손에 칼을 들고 겨루는 마상쌍검(馬上雙劍), 창을 들고 기량을 펼치는 기창(騎槍) 등이다.

이들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려면 무예솜씨도 출중해야 하며, 말을 다루는 능력도 탁월해야 한다. 이를 보면 예전 장수들의 기예가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마상무예에 쓰이는 무기는 평지에서 사용하는 무기와 다소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기사에 쓰이는 활은 평지에서 쓰는 활보다 길이가 짧다. 말 위에서는 활의 당김이 평지에서보다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마상월도에서 사용되는 칼은 보통의 칼보다 길어야 한다. 휘둘렀을 때, 말머리와 말꼬리를 넘는 충분한 타격거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격구, 모구는 스포츠요소가 강한 대표종목

마상무예를 ‘전장에서 이루어지는 싸움방법’ 정도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말을 타고 게임을 하는 ‘격구’와 ‘모구’는 전통스포츠다.

이중 격구는 드라마를 통해서도 많이 봐온 낯익은 놀이문화다. 즉 격구는, 말을 타고 장시(杖匙)라고 하는 채를 이용해 공을 쳐서 상대의 골문(구문)에 넣는 경기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말을 타고 하는 하키’형태로 영국의 폴로경기와 유사하다. 실제로는 폴로보다 훨씬 다양한 기술이 존재한다. 개발하기에 따라 세계 속에 우리의 마상스포츠를 널리 보급할 수 있는 뛰어난 문화유산이다.

격구경기는 경기장에 구문을 세우고 좌우편 선수들이 줄지어 서 있다가 한 사람이 달려가 공을 공중으로 쳐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구장 한복판에 공이 내던져지면, 양편 선수들이 제각기 말을 타고 달려 나와 공을 서로 빼앗고 장시로 몰고 가서 구문에 공을 넣게 된다.

이에 비해 모구(毛毬)경기는 활 쏘는 능력이 강조되는 경기다. 모구란, 싸리나무로 구를 만들어 가죽으로 싼 공. 한사람이 모구를 끌고 가면 다른 2~3명은 말을 타고 따라가면서 활을 쏘아 모구를 맞추는 경기다.

화살 촉부분을 헝겊으로 감싸서 색을 묻혀 모구를 맞추었을 때 표시가 나게 하고, 그 맞춘 형태에 따라 각각 5점, 3점, 1점 등으로 차등점수를 부여한다. 모구는 기사의 정확성과 격구의 박진감을 모두 갖춘 종목인 셈이다.


마상무예가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으려면?

마상무예를 쉽게 접하고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상무예 동아리가 활성화된 것도 아니고, 말 타는 장소가 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승마를 즐기는 동호인이라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일정기술을 배우면 이만큼 박진감 넘치는 종목이 또 있으랴. 승마의 즐거움과 국궁의 묘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전장의 장수가 된 기분이다. 아서왕과 같은 동화 속 서양기사로 거듭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해 볼만하다.

한편, ‘한민족전통마상무예․격구협회’(회장 김영섭)는 우리 고유의 마상무예를 계승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각종 행사나 축제 때 시범경기를 펼치고 있으며, 마상무예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모구를 국제경기화하여 유럽선수권대회 주 종목으로 진입시킨 것도 노력의 소산이다.

우리의 전통문화 계승․보전 차원에서 정부나 사회 각계의 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이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머지않아 마상무예가 생활체육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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