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무예

2012. 11. 14. 15:32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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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는 지금 세계무형유산으로서 한 국가와 민족의 몸짓이자 대표문화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무예가 우리나라에서는 묘하게도 정치권에서는 관심받지 못하고 있다. 관련법이 제정되어 있음에도, 동네마다 수 많은 무예도장들이 있음에도, 그리고 잠시나마 자신의 가족을 둘러 보면 누구 한명은 무예를 수련했음에도, 신발장의 신지 않는 신발짝처럼 외면 당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과 무예의 관계가 뭐냐고 묻는다면,반신반의하게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한 관계다. 

 "저것 택견이구먼!"

이승만 대통령이 당수도 시범을 관람한 후 한 말이다. 대통령은 알고 있었다. 이때만해도 태권도라는 이름은 없었다.  이승만대통령이 택견은 알고 있었던 같다. 하지만  직접 어떤 무예를 해 봤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부언론에서는 "한국 동계스포츠의 선구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가 우리 전통썰매(雪馬)부터 활성화를 시켜보자고 했다는것. 하지만 그가 독립운동을 했다면 무예 비슷한 뭔가는 했으리라 짐작만 할 뿐이다.

박정희대통령은 검도와 권투를 했다. 대구사범학교시절 시작했다는 이 운동들은 외소한 신체적인 열등감을 극복해 보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경호실에서 특공무술을 장려했다. 특공무술의 배경에는 당시 무장공비의 청와대침투사건을 계기로 경호실에서 만든것이고, 이 무술은 이미 군부대에서도 하고 있었다. 박 전대통령은 학창시절에는 권투에 몰입했고, 학교를 마친이후는 검도에 관심을 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특히 대통령이 되고난 이후 유명 검도선수출신인 장교(故김춘경 8단)에게 청와대에서 직접 검도를 배우고 수련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전두환대통령은 태권도를 육사시절 4년간 수련했다. 지금 태권도원로인 박철희사범이 당시 교관이었으며 육사 11기부터 태권도를 4년간 했다고 말한바 있다. 졸업때는 빨간띠였다고 한다. 하지만 전대통령은 권투를 즐겨 한 것으로 유명하다. 목에 글러브를 걸치고 다녔다는 일화도 있다. 하지만 원래 전대통령보다는 동생인 전경환씨가 무예고수였다. 유도대학출신으로 유도를 했고, 합기도에 대한 애착이 커 새마을합기도로 합기도단체를 통합해 보려는 노력도 있었다.

노태우대통령역시 육사시절 전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태권도를 수련했다. 하지만 그는 탁월한 체력으로 럭비를 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이후 테니스외교를 펼치는 등 무예와는 다른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 

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대통령은 무예와는 거리가 멀다. 김영삼대통령의 경우는 중학시절 축구선수를 했다고 말한바 있으며, 평소 야당시절부터 조깅으로 정치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김대중대통령은 젊은 시절 농구 등을 좋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문을 당한 이후 다리에 장애가 있어 수영과 체조정도의 재활운동을 했다고 한다. 무예와 관련이 없어보이지만 양김 대통령은 태통령재임시절 태권도에 대해 애착을 보였다. 아무래도 올림픽정식종목채택이 그 이유로 보여지며, 그 중에서 남북태권도교류를 추진한 김대중대통령의 경우는 태권도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무현대통령은 무예를 하지 않았지만, 무예와 무예원로들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남아 있다. 취임식이후 매년 의례처럼하던 경호실 경호원들의 무예시범을 대신해 국내 무예원로들의 시연을 준비하기도 했다. 탄핵때문에 행사가 취소되기는 했지만 당시 무예계에서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또, 유일하게 역대 대통령이 태권도를 제외하고 무예와 관련돼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2003년 충주세계무술축제 축사메시지에서 "무술은 몸과 마음을 강하게 하는 인격도야의 무도입니다. 높은 경지의 무술은 예술로도 훌륭한 평가를 받습니다"라고 해 해방이후 태권도이외의 무예와 관련된 대통령의 생각이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명박대통령은 무예보다는 간혹 태권도와 관련해 언론에 주목을 받았다. 선수단을 찾아 샌드백을 차는 포즈를 취한다든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국기원단증이 아닌 세계태권도연맹 단증을 수여하는 등 태권도와 연관지어 언론에 알려졌다. 

이렇게 억지로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무예를 연결해 보았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은 무예를 체육이라는, 혹은 문화라는 큰 테두리속의 한 소재로만 여겨질뿐, 러시아의 푸틴대통령처럼 매력넘치게 대통령이 주된 관심을 보인 모습은 없었다. 직접 수련을 안했어도 고민해 볼 법 한데 그렇지 못했다. 

무엇보다 현정부는 무예에 대해 한 일이 없다. 노무현정부때 전통무예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현정부가 들어선 해 3월에 법이 제정되었지만 그 이상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5년전 모습 그대로다. 그렇다고 겨우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면 태권도에 집중돼 있다. "정부는 태권도이외 무예에는 관심이 없다" 라는 무예계의 불만은 당연한 말이다. 이런 문제는 기존 스포츠정책이 올림픽스타일에 집중되어 있는데 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후보들은 어떨까? 이번 대선후보들도 무예는 뒷전이다. 무형유산을 이야기할때도 무예를 언급할 수 있으며, 학교체육이나 복지를 이야기할때도 언급할 수 있다.  박근혜후보는 국선도를 수련했어도 이력에는 요가정도로 이야기하고 있고, 문재인후보는 공수부대출신이니 뭔가 했을것인데 군복만 입고 강한 이미지를 보이려 애쓴다. 이정희후보는 택견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이야기는 간접적으로 들었다. 그러나 다들 무관심이다. 

이런 후보들의 무관심속에서도 일부 무예인들은 권력과 함께 동질감을 얻어야 한다고 경호나 수행을 자처해 하고 있다. 좀 더 생각해보자. 과거 '국회경위사건'으로 무예계는 치명타을 받았다. 국회의 강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시경 무술경관들을 국회경위로 대거 발령을 내 국회내 폭력사태가 일어난 사건이다. 정치인들은 무예에 대해 항상 그런 모습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제안해 본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 무예인들은 어느 후보의 경호나 수행을 자처하기 보다는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투표할 수 있는 운동을 펼치면 어떨까? 무예인들의 존심을 강화하고 정치인들에게 굴림받지 말고 공정한 대한민국 선거를 위해 함께 한다면, 정치인들이 아닌 우리 국민들에게 더 사랑받는 무예계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차기정부 인수위에서 '무예'  두 글자에 대해 거론될 수 있도록 전국의 무예인들이 목소리를 높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태능을 찾은 문재인후보, 뉴시스

국선도를 수련한다는 박근혜후보http://hamkiote.blog.me/20089042432


 
2003년 충주세계무술축제 노무현대통령 축하메시지 전문


안녕하십니까,

오늘 제6회 충주세계무술축제가 열리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대회 준비를 위해서 애써주신 22만 충주시민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을 방문하신 각국의 무술인 여러분께도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전합니다.

무술은 몸과 마음을 강하게 하는 인격도야의 무도입니다. 높은 경지의 무술은 예술로도 훌륭한 평가를 받습니다. 세계의 수준 높은 무술을 충주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충주는 우리의 전통무술인 택견의 본고장이자, 세계무술연맹의 본부도시입니다. 명실상부한 세계 민속무술의 메카라 할 만합니다. 올해로 여섯 번째 맞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세계적인 관광축제로 발전해나가기를 바랍니다. 이를 계기로 충주가 문화와 관광의 중심도시로 더욱 도약해나갈 것을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제6회 충주세계무술축제의 개막을 축하하면서,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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