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수박을 알아?

2010. 10. 31. 22:56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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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놀이같고 어찌보면 무서운 괴력을 지닌 무술같다. 사) 대한수박협회 송준호회장이 무카스뉴스(www.mookas.com)에 연재를 시작했다. 송회장은 부친의 수박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연구를 했다.

직접 그 원류와 계보를 찾아다니며 나름 정리해 오고 있다. 그가 이야기하는 수박은 마치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원리로 구성된듯 하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풍류와도 같고, 마음가는데로 몸가는데로의 움직임의 연속이다.


경남 김해나 부산에 살면 가끔 행사나 방송을 통해 자주 본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1년에 몇번정도 서울에서 볼 수 밖에 없어 팍팍한 무예계를 자극시키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의 수박세계로 들어 가 보자


“니들이 수박을 알아?”

서두부터 반말한다고 너무 고깝게 생각지 않으셨음 한다. 필자가 한 말이 아니고 ‘인터넷 서핑 중에 모 여학생이 친구와 마주보고 서서 서로 손바닥으로 상대의 어깨와 옆구리를 신나게 쳐 대며 한 멘트다.

‘수박? 어릴 때 시장어귀 얼음집에 가서, 신문지나 비닐봉지에 담아 온 걸 ‘퍽, 퍽 깨어 넣고 설탕물에 버무려 먹던 그것 같기도 하고 뭐, 특별한 게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정말 그 뿐이라면 요즘처럼 불경기, 생활고로 바쁜 필자가 주저리주저리 이러고 있으랴! 지금 시간이 자정을 넘어 새벽이건만…….(고려사에 나타나는 手搏이란 武藝는 손으로 벽을 치니 파묻히고 서까래가 흔들렸다질 않나 왕을 호위하던 어떤 자가 우타천벌판이란 곳에 범‘호랑이’이가 나타나자 달려가서 맨손으로 때려 죽였다질 않나 말 그대로 一打必到, 당적필살이었다. (고려 숙종 7년 11월 초하루 임오(壬午)에 왕이 우타천 들판에 이르렀는데 난데없이 호랑이가 나타났다. 왕이 시위군사들에게 뒤를 쫒게 했는데 견룡부대 교위 송종소가 맨손으로 때려 죽였다. 왕이 옷을 한벌 하사했다. 고려사, 권11<세가>11, 숙종7년))

수박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자의(字意)부터 밝혀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당연히 수박(手搏)이라는 일정한 용어에서 다른 것과 구별되어지는 특징적인 동작을 훔쳐보는 것일 테고, 다만 고려나 조선이라는 현장감 넘치던 시대를 직접 경험 해 보지 못한 한계가 있기에 이러한 일련의 노력은 몇몇 글이나 구한말 이후 실제로 그 技藝를 향유했던 분들의 증언과 작위 등에 차시(借屍) 할 수 밖에 없음을 또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서울시 전통무예연합회장배 대회서 송준호 회장 시연 장면

몇 년전 SBS <스타킹>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볼 품 없는 몸에 지푸라기 대충 걸치고 ‘쑈~’를 했다. 이 일로 필자에게 수박을 배운 어느 잘 생기고 듬직한 청년이 며칠 뒤 소개팅에 나오기로 한 여성으로부터 딱지를 맞는 불상사가 있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나올까?” 궁금했을 것이다. 수박을 한다고? 수박이 뭐지?“ 그러면서 검색을 해 봤겠지. ‘수박!... 먹는 수박만 죄~ 나오고... ” “아 참! 무술이랬지 ”

“무술 수박!!!”,,, 쳤더니 아니나 다를까 ‘송 뭐라는 사람이 위의 원주민 복장으로 더구나 공중파에서 엉덩이를 흔들고 치고,,, (나는 멧돼지 소리를 낸다고 한 건데 닭소리였는지 오리소리 였는지) 이미지가 완전 꽝이었나 보다. 한 다리 건너 그 얘길 듣고 그 땐 실소를 했지만……. 어쨌거나 그 방송이후 유명세를 타긴 했는데 ‘네이버에서 실시간 1위를 차지하기도 하고(방송 직후 ’전통무술 수박‘이 검색어 1위였단다) 여기저기서 출연섭외가 들어오는 등…….

수년 동안 내가 운동하는 놈이야? 코미디하는 놈이야? 스스로 헷갈릴 정도였으니…….(수박에는 무예(武藝)적인 박격(搏擊)뿐 아니라 무용(舞踊)으로서의 수박춤과 유희(遊戱)적인 수박치기가 존재한다. 즉, 무(武), 무(舞). 희(戱)를 포괄하며 행위자의 목적성에 따라 자유롭게 표현되어지는 것이다.

수박의 동작들을 차용(借用)하여 여러 무용적인 몸짓과 장단에 어우러지게끔 한 것이 공연문화로서의 수박춤이었다고 한다면 항간의 손뼉 치기는 그것의 유습인 것이다.

“수박은 왜 하세요?”

수년전 필자의 사무실로 문화재연구소에서 현장조사를 나온 적이 있다. 연구관님과 학예사분 그리고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신 경상대학교 모 무용학과 교수님 등. 얘기하던 도중에 “수박은 왜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마땅한 답을 하지 못해 난감했던 적이 있다.

‘슬~ 적, 무협지 버금가는 그런 얘기가 나올 법도 한데 아니올 시다다.

질문과 조금 상이하긴 하지만 독자께서 적나라한걸 원하신다면 이것이다. 초등학교 저 학년 때 나와 두 살 많은 형이 동내 골목길에서 애들에게 얻어맞는걸 목격하신 부친으로부터다. 반항도 않고 그냥 고개 숙이고 얻어맞더란다. 그 뒤로, 일반적인 가정교육이 “싸우지 마라, 때리지 마라”였다면 부친의 교육은 “두들겨 패라. 코피 터지면 물어 주면 된다”였다.

송준호 수박 이야기는 매달 둘째주, 넷째주 수요일에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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