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 태권도와 한국무술

2010. 11. 6. 00:45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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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 중 김치, 그 중에서도 발갛게 익어 먹음직한 배추김치가 전통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마 수천 년 된 우리 전통음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고 적어도 삼국시대 이후로는 먹어왔을 것이라고 보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고추’가 임진왜란 당시 전해진 것을 아는 분들 중에는 그 이전에는 ‘백김치’의 형태로 우리 조상들이 즐겨왔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김치의 주 재료인 배추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점이 18세기이고, 실제로 김치재료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산동지역의 품종이 전해진 것이 20세기에 들어서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할 것입니다.

과연 그렇다면 붉은 배추김치가 한국전통음식이라고 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부터 그런 사실을 굳이 밝힐 필요가 있느냐 하는 입장까지 있을 수 있습니다.

전통음식뿐 아니라 전통무술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태권도를 포함해 수많은 전통무술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무술’이란 의미에서의 전통무술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볼 만한 때가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전통무술이란 것도 그런 면에서 우리는 ‘막연히’ 대대로 전승되어 왔을 것이라고 믿어온 측면이 있고, 많은 무술인들은 이를 숨겨왔거나 심지어 이를 이용해 오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본인 스스로가 무지해서 일반인들과 다름없이 믿어온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합기도, 검도를 비롯해 고구려, 백제, 신라를 언급하며 전통무술을 표방하는 ‘신생 무술’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을 대표하는 무술인 태권도 역시 이와 같은 의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일부 신생 무술 중에는 배우는 청소년이나 그 부모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나 다름없는 곳들조차 있다고 보입니다.

이렇게 엄밀한 의미에서 본다면 배추김치의 역사는 약 100년, 태권도의 역사는 약 60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채소를 절여먹는 전통이 우리에게 있었기 때문에 배추김치가 나올 수 있었고, 한민족의 무예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태권도라는 무술이 생겨날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 전통무술에 관해서도 공론화를 통해 좀 더 엄격히 판단하고 한국무술이 더 단단한 바탕에서 성장해 나갈 정당성을 찾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원문보기 http://taekwondo.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04/2010110401391.html

<황규경 hkk0918@hanmail.net>
-태권도조선 객원칼럼니스트.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온라인 무술카페(합기도공부, 무예공부) 운영자로 활동해왔으며 웬만한 전문가 이상의 식견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재야 무술연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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