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구와 폴로의 이채로운 만남

2010. 1. 1. 12:56Report/Martial Arts

728x90
반응형

귀족스포츠 유럽폴로계, 한국 격구 비상한 관심

말을 타고 하는 스포츠 중에 귀족들의 상징으로 알려진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면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서구에서는 단연 ‘폴로(Polo)’를 꼽는다. 그들은 폴로를 귀족스포츠 중의 귀족스포츠라고 이야기 한다. 유럽의 언론들은 말을 타고 폴로를 하는 왕자들 모습을 앞 다투어 보도할 정도다. 폴로가 패션계, 마필산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귀한(?) 종목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폴로와 같은 종목이 있다. 바로 격구다. 최근 유럽에서 이 격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필자가 유럽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한국의 ‘격구(擊毬)’를 ‘신비의 폴로’라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영국의 유력 폴로 스폰서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0년 한국과 영국이 정식으로 격구와 폴로 교류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또 이를 위해 국내 전통 격구팀은 내년 10월 영국으로의 파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측이 유럽폴로, 우측이 한국의 격구


동양과 서양의 비슷한 종목을 교류한다는 것이 큰 이슈거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겠지만 2010년 유럽의 폴로계에 새로운 파장이 예상된다. 서양의 폴로는 아무나 쉽게 접하지 못하는 스포츠로 부(富)를 상징하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스포츠를 지향하는 현대스포츠계의 이념과는 다른 ‘가진 자(?)’의 스포츠다. 여기에 격구가 함께해 경제적 파급효과만을 내자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한국의 격구가 유럽에 보급되면 폴로도 어느 정도 대중화된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해 보았다.

폴로가 귀족스포츠가 된 이유 중 하나는 폴로경기를 할 수 있는 전용 말인 ‘폴로포니’라는 말을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원래 폴로는 19세기말 인도에서 주둔하던 영국의 기병대가 인도의 폴로를 습득하고, 영국으로 돌아와 그들만의 경기방법을 만들어 보급한 것이다. 폴로는 7분30초의 경기를 4회 혹은 8회에 걸쳐 4명이 한 팀이 되어 겨루며, 말위에서 공을 스틱으로 쳐서 골대에 넣어 승패를 겨루는 단체경기다. 특이한 점은 상당히 격하다 보니 말을 4두 정도를 교대해 가며 경기를 한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폴로경기에 교육된 말을 예비말까지 최소 8두를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인은 쉽게 접근하기 힘든 스포츠가 됐다.

한국의 격구는 고려시대에 가장 흥행했던 귀족스포츠다. 조선시대에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공을 안아 던지기도하고 스틱처럼 치기도했다. 이후 ‘장시(杖匙)’라는 독특한 장비를 이용해 말위에서 다양한 기술을 발휘하는 경기로 발전했다. 어찌 보면 영국의 폴로에 비해 한층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공격기술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영국 귀족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문화교류통해 유럽 폴로계 전용마(馬) 수급 한국토종마 가능성 보여


한국전통마는 격구와 폴로경기에 적합하다
한국과 영국이 격구와 폴로를 통해 교류를 한다면 다양한 효과가 얻을 수 있다. 먼저 유럽의 귀족스포츠계에 새로운 기술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騎射, Horseback Archery)가 유럽에 보급돼 인기를 얻고 있듯이 귀족들의 전유물인 폴로와 지속적인 교류를 한다면 문화교류와 더불어 한국과 영국의 스포츠문화교류에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 또한 유럽에서 폴로의 대중화에 있어 가장 큰 장애인 폴로전용 말에 대한 수급이 해결될 수도 있다. 한국의 토종마가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가져올 수 있다면, 한국 전통마의 해외 수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실제 국내 전통마의 해외 수출은 해방이후 단절됐다고 볼 수 있다. FTA에 대비해 마필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목아래 각 지자체에서 많은 시설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프로그램개발과 전통마 육성에 대해서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가운데 전통마를 이용한 스포츠인 기사와 격구가 세계화된다면 당연히 이에 필요한 교육된 말의 공급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기사와 격구의 세계화는 마필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한국과 영국간의 전통스포츠교류는 전통무예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내다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유사한 종목간의 교류를 통해 한국무예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전통과 역사가 있는 격구에 대해 세계는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세계 전통마(馬)문화가 각국의 전통을 내세우는 경쟁보다 문화교류와 친선을 도모하는 모임이 매년 10회 이상(영국, 프랑스, 터키, 몽골, 이란, 미국, 한국 등)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서양 폴로를 능가하는 우수한 전통스포츠의 발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카스 Tip

격구의 복원은 1997년 문화유산의 해 ‘문화유산조직위원회’에서 당시 한민족전통마상무예격구협회에서 공식적으로 마상무예와 더불어 복원, 발표됐다. 이러한 복원을 통해 10년이 넘은 최근에서야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세계화는 민간교류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무예들과 함께 민간외교와 문화교류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