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학교 무도교육 강화'

2010. 1. 19. 22:35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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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도시화와 산업화, 그리고 핵가족화되면서 우리 사회는 인성교육이라는 영역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 무예계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최근 몇 년간 화두가 되고 있다. 일선 무술 도장들이 인성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장지도자들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다면 더욱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인성교육에 무도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 일부 연구를 통해 발표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정책적 차원에서 무도교육의 필요성 등이 아직은 중요한 소재로 인식되지 못하는 실정이다.'방과후 학교'라는 제도를 두어 활성화를 추진하고는 있으나, 그 효과가 아직은 명확하지는 않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내놓고 시행중인 사업이 눈길을 끈다. 최근 몇 달간 각종 무도관련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이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는 일본무도정책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았다.


2012년 전학교에 필수화 추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도교육 필수화정책 모델중 정비조건 (자료출처: 일본 문부과학성)

일본은 2008년 '중학교 학습지도요령개정고시'를 통해 중학교 보건체육에서 무도를 필수과목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우선 시범학교를 시작으로 2012년부터는 일본내 전체 학교로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9년부터 지도자양성 확보, 지역 무술인재 활용 실천 지원사업 등의 세부 계획안을 제시했다. 특히 지방교육위원회 등이 지방교부세를 이용해 무술강습회를 실시하고, 무술도장을 안전하고 안심하게 수련할 수 있도록 보수나 신축을 공립학교의 경우 필수항목으로,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도장을 보수해주고 있다. 또, 무도수련에 필요한 용품에 대해서는 3년간 지방교부세로 지급하도록 긴급사항을 만들었다.

사업의 규모는 2009년도 예산을 보면, 시설정비와 지도자교육비 등 국고지원이 약 50억엔(한화 약 610억원)이었다. 특히 국가 부담이 30%선이었던 기존의 교육정책과는 달리, 무도교육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50%를 지원하고 있다. 이 예산은 기존 무도와 관련된 사업의 국가보조금과는 별도로 책정된 것이서 실제 학교무도교육에 순수예산만 1,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국고가 지원되고 나머지 50%는 해당 지방예산으로 책정돼 무도교육에 상당히 많은 예산이 투여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일본정부에서 무도교육의 중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원래 일본이 무도교육을 학교교육의 일환으로 권장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하지만 이 사업에 대해 1990년대 말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무도교육을 강화한데는 최근 일본청소년들의 사회적 문제 때문인 것으로 학계는 보고하고 있다. 일본 가정의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이며, 1인자녀를 두고 있어 청소년들이 사회문제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청소년 범죄률과 이기적인 성격이 동반 증가하고 있어 국가적인 문제로까지 지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무도교육이 청소년들에게 체력향상 뿐만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일본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일본은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세계로 진출하는 계기가 많아지면서 “세계에서의 일본인 육성과 청소년들의 건전육성”이라는 무도교육의 최종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일본무도를 통한 일본인의 자긍심을 청소년들에게 부여하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무도지도자들에 대한 배려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지도자들에게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2009년도에 무도교육 400여개의 시범학교에 학교당 3명의 지도자를 배치해 제대로 된 교육의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무도 교육 시범학교는 기존 2,000여개의 스포츠시범학교 보다 예산이 더 많이 지원되고 있다.

이외에도 교재개발 등 부수적인 사업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교육과 배치에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체육계열 대학에서 무도지도자 육성을 활성화하고, 지역도장에서는 무도를 보급하는 역할을 분담할 뿐만아니라 이에 대한 예산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선 지역도장에 대한 배려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시행중인 방과학학교로 인한 일선도장의 운영위기론이 대두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글로벌사회, 무예의 다양성 정책반영되어야

이러한 일본의 무도교육정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시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이 패망하자 미군정은 무도교육금지령을 내린바 있다. 일본의 무사도 정신과 무도가 결과적으로 전쟁에서 일본인들을 강인한 전범(戰犯)으로 양성케했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때도 일본은 무도라는 말 대신 '격기(格技)'라는 말로 이를 대신해 왔다. 이런 과거사 때문에 지금 일본을 두고 세계 각국에서는 그들만의 무도를 통해 일본인의 정신을 부활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한다. 특히 이번 무도교육의 필수화 정책의 일환으로 일본의 무도인 유도와 검도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의혹을 제기할 만 하다.

그렇다고 이를 무작정 비판 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이 지니고 있는 국가에 대한 의식과 글로벌 사회에서의 리더십 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우리만의 무예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태권도의 교육을 정규교과에 채택시키려는 노력을 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칫 태권도만의 특정종목에 대한 배려로 볼 수 있지만 가장 선호하는 종목이 태권도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태권도 이외의 전통무예에 대한 배려에도 정부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로벌 사회를 지향하면서 무도종목에 대한 다양성과, 이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앞으로 세계속에서 또 한국 무예발전에 있어 소극적인 정책만을 양산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책 수용 이전에 많은 무예단체들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태권도를 보면 혼란스럽다는 평을 받고있다. 하지만 어떤 체육단체들 보다도 눈과 귀가 열려있는 종목이다. 이러한 환경이 지금의 태권도를 만들어 낸 것이고 다른 어떤 무예보다 다양한 사업과 발전을 꾀할 수 있게한 계기가 된 것이다.

일본은 대한민국 보다 무도교육 정책에 더 심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전통무예보다 태권도에 대해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을 일부 무예계에서는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 무예계가 많은 관심과 고민을 하게 된다면 또 더욱 효과적이고 글로벌한 무예교육을 위해 노력 한다면, 좋은 정책 소재가 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무예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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