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身齊家와 治國平天下

2010. 7. 7. 09:53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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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태권도사범들이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지위를 갖고 있는 반면에 국내 태권도사범들은 그러하지 못할까라는 현실에 대한 고민은 지도자라면 누구나 해 보았을 것이다. 몇일전 미국 태권도고단자들과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대화를 통해 그들이 인정받는 이유를 찾아 보았다.

미국사회에서 인정받는 지도자들은 “아내에게 헌신적이고, 자식들은 현재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인재로 성장해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 말을 듣고 문득 '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글귀가 생각났다.

修身(수신) 자신을 다스릴줄 알면
齊家(제가) 가정도 다스릴수 있으며
治國(치국) 이는 나라를 다스릴 능력이 생기며
平天下(평천하) 결국 세상을 평화롭게 할 수 있다.

이 말은 자신을 다스릴줄 알아야 하고 가정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는 삶의 기본을 말하고 있다. 미국사회에서 인정받는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가정에 충실했으며,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개방적이라고 알고 있는 미국사회에서도 기득권들은 ‘齊家’를 가장 소중한 삶의 표본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이야기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언제가 부터인가 기본은 무시한채 治國과 平天下에 몰입된 삶을 살고 있다.

우리나라만큼 정치에 관심이 많은 국민도 없을 것이다. 자녀들에게 권하고 있는 대부분의 위인전도 ‘修身齊家’보다는 ‘治國’에 집중된 것들이 많다. 또, 많은 무술들의 이념이 ‘화랑정신’과 ‘호국’으로 강조되고 있어 우리 삶속의 진정성은 소홀한 면이 있다. 이러다 보니 ‘治國平天下’에 몰입되어 있고, 스스로 지켜야 할 ‘修身齊家’는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修身齊家’가 아니더라도 ‘治國平天下’를 했던 것처럼 비추어지는 우리 역사의 해석에도 문제는 있다. 그동안 ‘治國’을 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修身齊家’는 무관한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희생이 없으면 큰 일을 할 수 없다”는, “가정보다는 일이 먼저”라는 사고가 사회구조에 틀여 박혀 있다.

요즘 핵가족화가 되면서 부모의 역할은 무너지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돈만 벌면 된다는 가장들의 생각은 스스로 돈벌이, 수입원으로 제한된 삶을 살고 있다. 아버지를 돈벌어오는 기계로 생각하고, 어머니를 추가수입원으로 생각하는 우리 자녀들은 부모라는 위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治國’을 한다는 사람들은 우리 국민들이 修身齊家의 삶을 원하고, 이것을 위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修身齊家’보다는 말그대로 ‘治國’이라는 말로 그들만의 논쟁속에서 治國을 위한 밥그릇싸움에 얽매여 있다.

또한 태권도계도 그동안 미국의 최고 태권도사범을 ’治國‘이라는 논리로 접근해 평가해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 정부나 무예계역시 ’修身齊家‘보다는 ’治國‘의 삶을 산 지도자들을 홍보해 왔다. "가정을 희생하면서까지"라는 모호한 논리로 희생적 평가를 '애국'이라는 단어로 해 왔다.

지금 세상은 먹고 살기에 급급했던 경제 도약기의 삶에서 가정에 실천할 수 있는 덕목이 절실히 요구되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 治國을 위한 프로그램보다는 修身齊家를 강조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태권도원로들이 미국사회에서 3,40년을 살면서 경험한 ‘修身齊家’는 그들이 미국사회에서 인정받는 ‘master'로서의 진정한 삶이었다. 태권도계나 무예계에서도 이들의 삶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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