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세계’와 ‘마스터스 롯지’

2015. 12. 16. 11:19Report/Marti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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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I NBU 제공

 




마스터스 롯지(Masters Lodge).


‘사범들의 오두막’이라는 뜻으로 제주도 조천에 지어지는 도장과 숙박을 함께 할 수 있는 시설 이름이다. 90년대 월간검도세계 발행인이었던 고동수 사범이 제주로 이사한지 12여년만에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80년대 검도실업팀선수와 국가대표, 그리고 부천시청 창단맴버이면서 이 팀에서 2002년까지 코치와 감독을 하며 지도자길을 걸었다. 35세 최연소 7단을 승단하며 검도실력가로도 인정받았고, 검도인들에게는 실력과 인품을 두루 갖춘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죽도만 만지지 않았다. 1997년 ‘월간 검도세계’를 창간해 당시 검도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때 검도 소식과 정보에 목말라 있던 검도인들에게 생동감 있는 검도사진과 기사를 생성해 내며 당시 검도인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사범이자 기자였다. 특히 세계에서 검도사진을 가장 잘 찍는 기자로도 유명하다. 최근 인터넷에 유명한 검도사진은 당시 고동수 사범이 직접 국내대회뿐만 아니라,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누구의 작품인지도 모르고 인터넷 여기저기에 돌아다닌다.

 

당시 검도의 인기로 인해 우후죽순식으로 많은 검도단체가 등장하면서 검도세계는 다양한 검도세계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대한검도회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내용을 실었다는 이유로 압력을 받았고, 이에 굴하지 않은 그와 집필진들은 언론으로서의 정론을 펼쳤다. 이를 계기로 그와 집필진들은 대한검도회 징계를 받았고, 법정싸움을 펼치며 검도세계를 발행했지만 경영난으로 인하여 2003년 정간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검도제도권에 대한 염증을 느낀 그는 검도세계 집필진과 검도세계 구독자들에게 ‘마스터스 롯지’를 꼭 제주에 만들어 검도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같이 밥먹고 자면서 검도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고 2003년 제주로 떠났다.

 

제주에 도착해 검도를 좋아 하는 몇몇 검도인들과 검도를 수련하며 행복해 했다. 그리고 가끔 제주를 방문한 검도선후배들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삶과 검도이야기로 행복해 했다. 하지만 평생 검도만 했고, 검도지도자로서의 삶이었기에 경제적인 환경은 좋지 않았다. 온갖 궂은일을 하며 경제적인 삶을 살아야 했지만, 집필진과 구독자들에게 약속한 오두막을 짓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힘들 때면 오두막 부지를 찾아 운동도 하고 땅도 다지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제 그 오두막은 제주로 온지 12년만에 현실로 다가왔다. 돌아보니 검도계의 후배나 제자들이 8단이 되고 7단이 되어 있었다. 아직도 7단인 그는 그래도 만족한다. 아직도 변하지 않은 제도권에 굴하지 않고 살아온 자신에 대한 용기에 감사하고 있다. 얼마전 조심스럽게 몇몇 지인들과 공유하는 SNS를 통해 이 오두막의 건축허가증을 올렸고, 기초공사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작지만 첫 번째 건물을 집필진과 독자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다는 것에 더욱 감사했다.


그냥 검도가 좋아 살아가는 삶이 더 행복하다. 그는 오두막이 완공되면 제주에 오기전 꼭 하고 싶었던 첫 번째 꿈을 이루게 된다. 첫째 아들(고영호)이 걸음마 시절 함께 내려와 벌서 훌쩍 커버린 고등학생이 되어 아빠를 도와주는 모습으로 성장했다. 그의 나이도 60이 넘었다. 이제는 좋은 사람끼리 함께 검도하며 거친 숨소리를 공유하고, 함께 샤워하며 등을 밀어주며 격려하는 검도인들만이 느끼는 맛을 상상하며 지금도 자재 하나하나를 직접 체크하고 나르며 정성을 쏟고 있다. 지나 온 검도와의 삶은 좋은 사람들과 한라산 소주잔을 부딪히며 추억으로 삼키는 시간을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마스터스 롯지’ 검도세계의 꿈으로 만들어지는 도장.

검도뿐만 아니라, 순수무예인들이 함께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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